2일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불개입' 선언은 향후 여당의 경선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김심(金心)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치권에 나돌고 있는 3김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설을 일축,이를 둘러싼 의혹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뜻도 담겨있는 듯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했지만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민주당과 자민련간 재결합을 추진하거나 김종필 자민련 총재,김영삼 전 대통령측과 연대해 신당창당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이 입법 사법 행정부 주요인사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대선불개입을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한 것은 경제를 재건하고 중산층의 안정을 도모하며 양대 선거와 스포츠 경기대회 개최에 전력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이제는 돈을 쓰는 불법선거,중상모략,지역감정 등을 이용한 분열조장 등이 없어지고 정책대결이 이뤄지는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명선거를 위한 정치권의 '자성'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일단 '환영'을 표시하면서도 실천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재오 총무는 "정치적인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환영할 일"이라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총재직을 버린 만큼 지금까지 드러난 권력형 비리를 규명하고 철저히 차단하는 게 대통령으로서 명예롭게 퇴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다만 구두선언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