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입학제 운만 뗐는데도 기부금이 몰려든다?' 3일 연세대는 지난해(1월1일∼12월15일) 접수된 각종 기부금 총액이 4백8억여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0년(2백20억원)에 비해 약 85%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서울대 등 대부분 대학들의 기부금이 경기 침체 여파로 전년보다 줄어들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교육계에선 연세대가 작년초 기여 우대 입학제 도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정부의 불허 방침에도 불구, 이 제도시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재력가들의 연세대 후원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세대의 약진과 달리 다른 학교들은 기부금모금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작년 서울대에 접수된 기부금은 약 1백77억원. 지난 2000년(2백40억여원)에 비해 26% 가량 줄었다. 재작년 40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한 성균관대 역시 작년엔 35억원의 기부금을 모으는 데 그쳤다. 고려대는 작년 6백90억여원을 모금, 전년도(6백60억여원)보다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고려대는 그러나 기부금 총액에 정부나 기업체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각종 연구비까지 합산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기부금 액수는 줄어든다. 연세대는 1천억원 이상 지원받은 연구비를 빼고도 SK그룹에서 IT(정보기술)관 건립기금 1백20억원, 익명의 독지가로부터 10억원 등 총 4백8억여원의 기금을 모금했다. 연세대는 최근 10년간 동산과 부동산 등 1억원 이상을 학교에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사람의 명단을 작성하는 등 대학 후원자 모집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이런 비즈니스 마인드 덕분에 최근 연세대에는 고액을 내놓는 후원자들이 다른 대학에 비해 월등히 많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여입학제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가열됐던 지난해 5월 한달 동안 연세대에 약 30억원 이상의 기부금이 몰렸다고. 이 대학 관계자는 "학교 발전에 대한 기대로 기부금이 늘고 있다"면서도 "작년 5월 이후 개인 재산가가 25억원 상당의 토지를 기증하는 등 예년보다 1억원 이상 고액을 기부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은 기여 우대 입학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