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3일 대선주자들이 포진한 상임 고문단회의를 오전과 오후에 잇따라 열고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시기 등을 놓고 막판 절충을 벌였으나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인제 상임고문 등을 중심으로 한 범주류와 한화갑 김근태 상임고문을 축으로 한 비주류는 양대 쟁점 중 하나인 중복출마는 허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전대시기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한화갑 고문은 오전 회의에 이어 오후에도 "합의의 여지가 없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였다. 민주당은 4일 당무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어서 양측간에 표대결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고문단회의 절충=이인제 노무현 박상천 김영배 안동선 김기재 신낙균 장영신 고문 등 8명은 지방선거전에서 후보를 선출하자는 입장을 개진한 반면 한화갑 김근태 정대철 고문은 지방선거 후 선출 입장을 고수했다. 이인제 고문 등은 "대선후보를 내지 않고 지방선거를 하면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대결구도가 형성돼 과거를 놓고 싸우게 된다"며 "지방선거전 후보 선출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화갑 고문 등은 "지역출신 후보가 아니면 표를 주지 않는 풍토에서 후보를 먼저 선출할 경우 지방선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 승리를 위해 7,8월에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같이 양측의 대립이 팽팽하자 한광옥 대표는 '중복출마를 허용하되 4월 하순에 전대를 개최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고,이인제 고문측은 수용입장을 밝힌 반면 한화갑 고문은 "중복 출마 문제는 협상카드가 될 수 없다"며 반박했다. ◇표대결 불가피=표결처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인제 고문은 "합의가 안되면 4일 당무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론을 내리자"는 강경한 입장이다. 김중권 고문도 "상황이 급박해졌다"며 표결 수용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한화갑 고문은 "표결처리를 강행할 경우 새로운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고,김근태 고문도 "당내 게임규칙을 놓고 표결하면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고 반대했다. 표결의 키를 쥐고 있는 한광옥 대표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제 선택해야 할 때"라며 표결 처리쪽을 지지했다. 이재창·윤기동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