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엔조정·외인순매수, "다음주 1,300∼1,3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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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환율의 하락 조정과 공급우위를 바탕으로 달러/원 환율이 이틀째 하락했다.
도쿄장의 새해 첫 개장과 함께 달러/엔은 장중 130엔대 후반까지 조정을 거쳤으며 새해 벽두부터 계속되는 주가 폭등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도 환율 하락을 자극했다.
장중 흐름은 철저히 달러/엔에 연동한 가운데 엔/원 환율은 장중 100엔당 993원선까지 미끄러지는 등 1,000원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누그러졌다.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엔/원의 급락을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대변했다.
다음주도 달러/엔의 동향에 관심이 집중됐으며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 지속성 여부도 주요 변수다. 일시적인 1,300원을 하향 돌파 시도가 있을 수도 있으나 달러/엔의 조정이 깊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견해가 우세해 1,310원대 이상으로 더 열려있는 흐름이 될 전망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원 내린 1,308.70원에 새해 첫 주를 마감했다.
◆ 1,300원대 흐름 지켜질 듯 = 다음주 달러/엔의 추가 하락 조정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나 급락은 어려울 전망이다. 원-엔 역시 10대 1 비율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추이를 계속 살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의 하락 조정을 따른 데다 공급 우위가 유지됐다"며 "그러나 달러매도초과(숏) 상태가 깊었던 탓에 1,305원부터 강하게 커버된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130.80엔 밑으로는 경계감이 강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외국인 주식자금에 의한 매물이 나와도 1,300원을 깨기는 쉽지 않고 원-엔 비율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엔/원 레벨을 방어하기 위한 국책은행 외에는 매수세력은 별로 없었으며 외국인 주식자금도 일부가 나왔으나 시장에 큰 영향은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 달러/엔의 급등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엔/원도 속도조절을 통해 일정수준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이라며 "다음주 거래는 1,295∼1,315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엔 하락조정·외인순매수 부담 가중 = 달러/엔 환율은 이날 하향 조정을 받으면서 달러/원의 하락을 주도했다.
전날 뉴욕에서 131.71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새해 첫 거래일을 맞은 도쿄장에서 증시 강세와 저가를 이유로 엔화 매수세가 촉발, 지지선인 131.50엔을 깨고 한때 131엔이 무너지기도 했다.
최근 급격한 엔 약세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부각되기도 했다.
이후 유럽장에서 소폭 반등한 달러/엔은 오후 4시 54분 현재 131.14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997.56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할 의사가 없다"며 "정부의 구두개입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해 당장 실질적인 물량 개입은 필요하지 않고 엔화와 원화가 방향만 어느 정도 맞춰주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4주중 최대 규모의 주식순매수에 나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499억원, 107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연초부터 외환시장에 달러공급 요인을 강화하고 있다. 주가도 이같은 외국인의 순매수를 안고 전날보다 20.06포인트, 2.76% 오른 747.72로 마감, 이레째 상승하며 지난 2000년 8월 17일 743.49 이후 16개월여만에 740선에 올라섰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엔 강세를 따라 거래범위를 낮춰 1,317/1,318원에 마감했다.
이날 개장가는 전날보다 0.30원 높은 1,313원에 형성된 뒤 이내 하락세로 돌아 9시 37분경 1,308.50원으로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 소폭 반등, 역외매수 등으로 한동안 1,310원을 놓고 상하 공방을 펼치다가 달러/엔의 하락조정에 맞춰 레벨을 낮추며 11시 56분경 1,305.60원까지 가라앉은 뒤 1,305.9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낮은 1,305.6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직후부터 꾸준히 낙폭을 넓혀 1시 45분경 이날 저점인 1,304.60원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달러/엔이 131엔대를 지지하고 역외매수, 달러되사기 등으로 3시 47분경 1,309.30원까지 되오른 뒤 1,306∼1,308원을 오갔다.
장중 고점은 1,313원, 저점은 1,304.60원으로 지난달 20일 장중 1,292.20원까지 떨어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8.40원이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4억8,61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5,6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2,720만달러, 6억5,870만달러가 거래됐다. 5일 기준환율은 1,307.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