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바꿔야 '경제'가 산다] (대선주자 인터뷰) 이인제 민주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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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은 지난 3일 대선캠프가 있는 서울 여의도 정우빌딩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신년 인터뷰를 갖고 당내 대선후보 경선은 물론 본선 승리에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고문은 "이번 대선은 포스트 3김시대를 여는 첫 선거"라 지적하고 "지역감정은 더 이상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경우 법정 선거비용만을 모금해 사용할 것"이라며 "예산의 큰 항목과 대선자금 사용 결과도 공개하겠다"고 다짐했다.
[ 대담 = 김영규 정치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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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향후 정치일정과 대선후보 경선방향이 가닥을 잡은 듯합니다.
이중 국민참여 경선은 새로운 정치실험으로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정치실험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제도의 장점을 극대화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합니다.
과거에는 정당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내놓고 국민에게 선택을 강요했으나 앞으로는 국민의 뜻에 맞는 후보를 내세워야 합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틀이 바로 국민경선제 도입입니다.
당내 대의원을 포함해 7만여명의 국민선거인단이 참여하는 만큼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면 대통령 자리에 두번째로 도전하게 됩니다.
사실상 재수인 셈이죠.평소 품고 있는 대통령관을 밝혀 주십시오.
"과거의 대통령은 통치자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국가경영의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대통령도 이제 통치자가 아니라 국가 경영자가 돼야 합니다.
대통령은 국가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의 비전과 철학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게 평소의 소신입니다.
저는 단순히 대통령 자리를 탐내온 것이 아니라 미래의 개혁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꾸준히 준비해 왔습니다"
-정계개편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3김이 연대해 이 고문을 밀 것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습니다.
"누구로부터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3김은 우리시대의 가장 탁월한 지도자입니다.
과(過)도 많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이뤄낸 주역들입니다.
저를 지지한다면 행복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남지역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책은 있으신지요.
"지역대결 구도는 3김시대의 어두운 유산이며, 김대중 대통령의 퇴임은 곧 지역구도의 퇴장을 의미합니다.
현재는 DJ(김 대통령) 대 이회창 총재(한나라당)의 대결구도지만 우리당 후보가 정해지면 우리당 후보 대 이회창 총재의 대결구도로 바뀌게 됩니다.
지역감정은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 입니다.
그 때가 되면 영남권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내각제를 추진하겠다는 후보의 경우 그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고문은 4년 중임제 개헌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각제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국가 현실이나 국민 여론이 내각제보다는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국민과 시대가 원하는게 중요합니다.
대통령이 되면 1년 이내에 국민적 동의를 거쳐 4년중임제 개헌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같은 해에 한꺼번에 치러야 합니다.
빈번한 선거를 좋아하는 국민은 없습니다"
-양대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정치후원금 문제로 기업들의 걱정이 많습니다.
대선자금을 공개할 용의는 있으신지요.
"지난 97년 대선때 맨주먹으로 선거에 임해 5백만표를 얻은 경험이 있습니다.
동원해서 쓴 돈은 현금 50억원과 외상 50억원 등 모두 1백억원 정도였습니다.
법정선거 비용의 10분에1에 해당하는 작은 규모입니다.
당 후보가 된다면 법정선거비용은 공개적으로 모금할 생각입니다.
''소액 다수''의 원칙을 갖고 모금하고 예산도 큰 항목은 공개를 하겠습니다.
결과도 공개할 생각입니다.
누가 돈을 냈는지는 공개할 수 없지만 미국 대선자금에 근접하는 투명성을 보여주겠습니다.
재계는 걱정을 안 해도 될 것입니다"
-경기는 선거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게 일반론입니다.
집권당의 경우 경기회복은 곧 지지로 연결된다는 얘기입니다.
새해 경제가 여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십니까.
"경제는 객관적으로 주어지는 것뿐 아니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제여건의 호전을 적극 활용해 기업경쟁력을 키우고 투자환경을 개선해 나가면 더 많은 기회가 나타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4% 안팎의 성장을 전망하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대통령이 되면 매년 6∼7%의 성장을 15년간 계속할 수있는 토대를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대선국면에서 주가가 뛰면 여당 후보에 유리하다는 이른바 ''대선승리주가''가 증시에서 거론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실질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으면 주가는 크게 상승하리라 봅니다.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해 정책의 신뢰성을 높일 경우 금년 말 종합주가지수는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활동이 위축된게 사실입니다.
그 주범은 역시 새로운 기업규제입니다.
또 다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정책이 나와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지난 30∼40년간 한국경제의 고속성장을 이끈 기관차는 관치금융과 재벌체제였습니다.
재벌의 큰 공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기관차도 오래되면 노후화됩니다.
급변하는 세계속에서 낡은 틀과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경제가 멈춰선게 바로 IMF입니다.
그 때문에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측면이 자꾸 부각됐고 많은 비판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정권은 국민들의 부정적 심리에 응답해 재벌을 건드리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4년간의 구조조정과 개혁으로 오늘의 대기업은 과거와는 달라졌습니다.
대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또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노동부 장관을 지내신 분으로서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견해를 밝혀 주십시오.
"주5일 근무제 등 노사문제는 우리의 구체적인 여건을 감안해 자연스럽게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제도가 너무 앞서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도가 앞서가면 오히려 부정적 측면만 커질 것입니다"
정리=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