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반공사 창립 2주년] (경영전략) 농지대형화로 수입개방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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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반공사는 올해의 목표를 초일류 용수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원년으로 선정했다.
대표적인 구조조정 우수공기업이라는 위상에서 한단계 나아가 4대 경영혁신 전략을 통해 리딩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사실 농업기반공사가 탄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농업기반공사는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등 3개 농업 공기업이 합쳐져 탄생했다.
농어촌진흥공사는 간척사업 등 경지정리와 수리시설 조사 및 설계 업무를 맡았다.
농어촌진흥공사는 수리시설 관리를, 농지개량조합은 수리시설 감리업무를 해왔다.
하지만 중복되는 업무가 없지 않은데다 계획성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 주위로부터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 왔다.
그간 몇차례에 걸쳐 통합의 시도가 있었으나 당사자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후 군 단위별로 배치된 1백4개의 농조조합중 84개사가 파산 상태에 빠지는 등 경영이 크게 악화되자 자성의 목소리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농민들도 연간 3백억원 규모의 수세를 내는데 대해 반발이 거셌다.
이에 따라 정부는 98년 7월 통합 방침을 확정하고 통합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99년 4월 민간 연구기관이 조직 통합 컨설팅을 실시,2000년 1월 3개 기관이 농업기반공사로 합쳐졌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조합원들은 군중집회를 개최하고 사유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는 등 격렬히 반대했다.
출범 후에도 주 수입원이던 수세가 폐지될 경우 8백50억원 정도의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질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3개의 공기업이 통합할 경우 융합이 안돼 오히려 업무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우세했다.
그러나 농업기반공사는 설립 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탄탄한 경영실적을 보이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시켜 나가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과 2001년 정부투자기관 사장 평가에서 각각 1위 및 2위의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구조조정을 무사히 마친 공기업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농업기반공사는 이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적인 용수관리기관으로 인정받기 위해 4대 경영혁신 전략을 마련했다.
영농의 대규모화, 생산기반의 정비, 식량안보 차원의 농지 확보, 고품질 쌀생산을 위한 기술개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수입 개방화 시대를 맞이해 영세한 농지규모를 거대화해 농업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호당 경작규모가 5㏊이상인 쌀 전업농 10만호를 2006년까지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형순 농업기반공사 경제조사부장은 "2004년까지 MMA(최소시장접근물량)든 관세화든 어떤 형태로든 쌀 수입이 불가피한 상태"라며 "이렇게 되면 국내 쌀보다 3∼4배 저렴한 외국쌀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으로 현재 영세한 국내 농가수준으로는 가격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당면과제는 생산기반의 정비다.
농촌인구의 고령화와 농민 감소로 기존의 생산기반으로는 농업이 현재의 경쟁력도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현재 국내 인구의 8.7%에 불과한 농가인구가 2010년에는 5%대로 낮아질 것으로 농업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세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현 43%에서 68%대로 높아질 전망이다.
가뭄에도 물걱정 없이 물을 댈수 있는 수리답 비율이 77% 수준인데다 농지의 경지정리 및 배수시설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유정호 공보실장은 "2010년까지 경지정리 등 생산기반 정리를 1백%수준까지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실장은 "특히 물관리와 관련, 기존의 수로에 의해 공급된 용수를 TN/TC(물관리자동화시스템)라는 첨단 시스템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식량안보 등 농업의 공공적인 기능 측면에서 농지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최근 쌀 과잉생산으로 쌀 값이 폭락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지만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식량의 절대 부족현상이 발생할 경우 국민의 기본식량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일정 면적의 잘 정리된 논을 보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형순 경제조사부장은 "농지 보전은 식량안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홍수피해 및 토사유출 방지, 지하수 함양 등 여러가지 외부경제 효과를 갖고 있는 논을 당장 현 수급불균형을 근거로 무조건 없앨 수만은 없다"며 "2010년까지는 적어도 80만㏊의 잘 정리된 논을 관리 보존해야 한다는게 우리 회사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농법으로 만들어진 쌀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고 판단,기능쌀 친환경쌀 등 고품질의 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농업기반공사는 충청남도 장진의 대호C늑熾?UNDP(국제연합개발기구)와 친환경농업생산단지를 세워 농민들에게 우렁이농법 등 새로운 농법을 전파해 국내쌀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