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자.배당소득세율을 인하하고 비과세.세금우대 상품을 축소키로 한 것은 ''세원은 넓히고 세율은 낮춘다''는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 따른 것이다. 현재 이자.배당소득세율은 15%(주민세 포함시 16.5%). 연간 이자소득이 1백만원인 사람은 소득세로 15만원을 납부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2%포인트 내외를 인하할 경우 세율은 13% 내외로 떨어진다. 2000년 말 이전 세율(20%, 주민세 포함시 22%)과 비교하면 2년 만에 7%포인트가 내려간다. ◇ 과도한 비과세 =지난해 말 현재 개인들의 예금은 모두 6백조원. 이중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비과세저축이 전체의 40%인 2백40조원에 달하고 10% 세율이 적용되는 세금우대 상품은 18%인 1백9조원이다. 전체 저축의 절반이 훨씬 넘는 58%가 세금감면을 받고 있다. 이러다보니 한 사람이 비과세나 세금우대 상품에 예금할 수 있는 금액이 모두 1억8천만원, 65세 이상 노년층 가구의 경우 2억6천만원이나 된다. 현금자산이 1억8천만원이 넘는 사람이 흔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웬만한 중산층까지는 모든 예금에 대해 세제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 얼마나 내리나 =세율을 인하하면 정부의 세금수입에 직접적인 타격이 온다. 2% 인하시 소득세 수입감소 효과는 6천억원에 달한다. 이자.배당세율 인하가 세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로선 다른 분야에서 세수를 늘릴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세율인하폭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 세율 2%포인트 인하를 벌충하려면 비과세.세금우대 상품을 얼마나 축소해야 할까. 법인세 원천분을 무시할 경우 이자.배당소득세를 6천억원 더 거둘 수 있는 수준으로 축소해야 하고 이를 감안할 경우엔 1조6천억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해 비과세·세금우대 상품에서 감면된 세금은 모두 1조8천9백70억원.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비과세.감면저축의 3분의 1 이상은 폐지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