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추가조정, "1,300원 일시붕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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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환율의 하락 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 외환시장의 ''뇌관''으로 자리잡은 달러/엔의 가파른 상승이 ''일단 멈춤''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와 함께 새해 벽두부터 대규모 주식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의 매매동향과 맞물려 달러/원 환율의 약보합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새해 첫 번째 주를 하락세로 마감한 환율은 이번주 주(1. 7∼1. 11) 달러/엔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수급 동향과 엔/원 환율을 변수로 삼고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환율은 새해 첫 날 달러/엔 환율의 132엔대 진입 시도에 따른 일시적인 상승을 보인 외에 이월 네고물량과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의 공급요인 축적에 힘입어 하락세가 완연했다. 이에 따라 주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1,310원을 깨고 내린 끝에 1,308.7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 반등보다는 추가 하락에 ''무게'' = 한경닷컴이 은행권 외환딜러 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주 달러/원 환율은 달러/엔 조정 가능성과 공급 요인의 우세함에 무게중심이 가고 있다.
딜러들이 예상한 환율의 저점은 단순평균으로 1,297.16원, 고점은 1,317.79원. 지난주 장중 저점인 1,304.60원이나 고점인 1,324원에서 하향 조정됐다.
아래쪽으로는 1,300∼1,305원을 저점으로 본다는 견해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6명의 딜러가 1,295∼1,298원, 4명은 1,290∼1,293원까지 내려설 것으로 내다봤다. 위쪽으로는 11명의 딜러가 1,320∼1,325원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고 뒤를 이어 6명이 1,315원, 2명의 딜러가 1,310∼1,313원을 상승의 한계로 전망했다.
달러/엔이 추가 하락 조정과 반등 사이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가가 가장 큰 관건이며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내려선 엔/원에 대한 경계감도 적당하게 시장 심리를 좌우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달러/엔의 조정폭이 어느 정도까지 될 것인지, 외국인 주식순매수의 지속여부와 출회 규모가 얼마나 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 달러/엔 추가 하락과 반등의 간극 = 엔화의 급격한 약세에 대해 주변국의 불만이 성토되고 일본 정부도 엔 약세 유도발언을 자제할 것이란 기대감이 일시적인 엔 강세를 불러오고 있다.
오는 7일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정례총회에서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하야미 일본은행(BOJ) 총재와 만나 우리측의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중국 당국과 엔 급락에 대해 교감을 나누면서 본격적인 정책공조에 나설 것을 시사하고 있다.
주변국의 불만이 커지면서 일본 정부도 엔 약세 유도에 대한 발언을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엔화는 지난주 후반 이틀 연속 소폭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달러/엔이 130엔 밑으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은 다소 희박하다. 일부에서 129엔대를 거론하는 정도며 상승 추세가 반전될 것이란 기대는 없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조정이 일단락됐다는 관점과 미국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본격적으로 135엔을 향한 항해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달러/엔의 추가 하락 조정과정에서 급등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 가장 유력한 셈. 이에 따른 달러/원의 급등 가능성은 희박하다.
◆ 엔/원 990원대 유력, 공급 우위 지속 = 지난주 엔/원 환율은 29개월만에 100엔당 1,000원 아래로 미끄러져 거래됐다. 일본과의 수출경쟁력을 감안한 마지노선으로 인식됐던 이 레벨이 깨졌으나 시장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과의 펀더멘털 차별성이나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달러/엔의 상승속도에 달러/원이 굳이 따라갈 이유가 없다는 것.
정부도 직접적으로 물량 개입의사는 배제한 채 구두개입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며 국책은행의 지속적인 매수를 통해 적정 수준의 레벨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기울이고 있다.
시장에서도 굳이 ''원-엔 10 대 1''을 방어해야 한다는 논리가 맞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100엔당 990원대에 익숙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일시적으로 당국이 ''전략상 후퇴''를 하면서 시장 상황에 반할 경우의 부작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며 "외국인 주식순매수의 강한 탄력이 약해질 때 레벨을 올리는 전략을 쓰면서 2∼3년간 유지된 10대 1 이상 수준으로 다시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달러/엔의 방향에 맞춰 가되 물량 출회 규모에 따른 조정 정도가 유력하다는 것.
일부에서는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 등을 감안하면 990원까지는 정부에서 용인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새해 들어 6,000억원을 넘는 주식순매수를 보인 외국인의 매매동향이 시장에 물량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월된 네고물량과 함께 부담감을 가중시키며 공급요인만 크게 부각됐다. 이번주 이같은 대규모의 순매수 기조 유지여부가 수급상 중요한 사항이나 주식자금 전체 중 일부만 시장에 출회된다는 점, 계절적인 수요요인이 나타날 시점이 됐다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주가가 조정을 받고 외국인 주식자금이 줄어드는 시점이 달러매수의 시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