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 삼성벤처투자는 "소리없이 강한" 벤처캐피털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2002년 투자 예정금액이 8백억~1천억원으로 산은캐피탈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지만 규모 자체를 그다지 내세우지 않는다. "벤처 거품 붕괴를 계기로 내실이 벤처 및 벤처캐피털 업계의 제1덕목이 됐다"는 이재환 사장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이 사장은 "바이오 벤처를 비롯한 일부 벤처업종에선 거품이 덜 빠졌다"며 "옥석을 가리는 정도(正道) 투자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벤처투자가 추구하고 있는 ''정도 투자''란 미국 벤처캐피털 회사처럼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를 집행,벤처기업과 같이 커 나가는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삼성벤처투자는 국내 벤처캐피털 회사로는 독특하게 투자회수 기간을 5∼7년 정도로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조합의 회수기간도 7년으로 정해놓고 있다. 투자는 철저히 펀드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삼성벤처투자의 특징이다. 회사 자본금으로 벤처 투자하면 펀드 투자자의 이해관계와 상충될 수 있는데 이를 처음부터 방지하자는 것이다. 올해는 펀드 조합원으로 국내 회사뿐 아니라 외국 회사도 유치할 계획이다. 삼성벤처투자는 올해 1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금액도 평균 17억원 정도로 높게 잡고 있다. 이 사장은 "여건만 성숙되면 1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을 50억원 정도로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2차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기술력 있는 회사가 제품을 본격 생산하기 위해선 공장 등 설비를 갖춰야 하는데 이때 벤처캐피털 회사가 나서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2억∼3억원씩 출자해 놓고 이후에 나 몰라라 하는 회사를 벤처캐피털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이 사장의 지론이다. 삼성벤처투자는 올해 투자금액 중 절반 이상을 2차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삼성벤처투자는 이와 함께 투자회사에 대한 관리 및 육성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사장은 "직원업무 중 70%를 투자회사 관리 및 육성에 두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올해 14개 벤처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등록)시킬 예정이다. 글=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