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5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래 4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실대출이 급감하면서 자산건전성이 대폭 향상되고 신용카드 사용급증에 따라 이자수입과 수수료 수입이 대폭 늘어났다. 통합 국민은행이 1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한빛, 조흥이 5,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한빛의 경우 대손충당금 등 충당금 전입액이 지난해보다 2조8,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외환, 조흥, 한미, 서울, 하나, 경남은행, 수협 등도 충당금 감소가 흑자전환의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금융감독원은 2001년도 국내 은행의 총당기순이익이 5조2,241억원으로 전년대비 9조4,199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평화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은행은 지난 1997년 3조9,014억원, 1998년 20조7,472억원, 1999년 5조4,844억원, 2000년에는 4조1,9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었다. 2001년도 일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2,076억원으로 전년대비 7조480억원이 늘었고 특수은행은 1조165억원으로 2조3,719억원이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을 비롯한 제충당금 전입액은 8조6,543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8,554억원, 24.8% 감소했다.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모두 14조8,274억원으로 전년대비 6조8,684억원, 86.3%나 증가했다. 금감원의 최태문 은행경영분석팀장은 "부실대출 감축 등에 따른 자산건전성 향상과 안전성 중시 자금이 은행권으로 지속 유입되면서 이자순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신용카드사용 확대로 수수료 수입도 대폭 증가됐다"고 설명했다. 부분별로 보면 △ 이자부문 이익이 14조5,585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3,972억원, 10.6% 증가했고 △ 수수료부분 이익은 6조3,708억원으로 1조6,589억원, 35.2% △ 신탁부문 이익은 1조2,115억원으로 지난해 1조4,427억원에서 이익으로 전환했다. 이자·수수료·신탁 이익에다 증권·외환 매매이익 9,073억원을 더한 총영업이익은 모두 23조481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7,673억원, 41.6%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7조1,344억원, 판매관리비가 9조6,220억원을 기록, 총영업이익에서 대손충당금 전입액과 판매관리비를 제외환 영업이익은 6조2,917억원으로 지난해 3조1,332억원 손실에서 이익전환을 이뤘다. 은행별 당기순이익을 보면 주택은행과 합병한 통합 국민은행이 15조37억원을 기록했고 △ 한빛 6,000억원 △ 조흥 5,200억원 △ 기업 4,530억원 △ 농협 4,203억원 △ 신한 3,521억원 △ 하나 3,100억원 △ 외환 2,500억원 △ 제일 2,210억원 △ 한미 1,950억원 △ 산업 1,000억원 등이 1,000억원을 넘었다. 이밖에 △ 서울 549억원 △ 경남 685억원 △ 광주 663억원 △ 부산 523억원 △ 대구 307억원 △ 수협 250억원 △ 수출입 182억원 △ 전북 26억원 △ 제주 12억원 등도 흑자를 기록했다. 평화은행은 유일하게 207억원의 적자를 봤다. 전년대비 증감액 기준으로는 한빛은행의 3조6,064억원이 증가해 가장 컸고 △ 외환 6,537억원 △ 한미 5,910억원 △ 서울 5,747억원 △ 수협 5,695억원 △ 조흥 4,189억원 △ 경남 3,797억원 △ 하나 2,895억원 △ 국민 2,602억원 △ 농협 2,507억원 △ 광주 2,068억원 등 당기순이익 증가규모가 컸다. 제충당금 순전입액 규모는 전년대비 기준으로 한빛은행이 2조8,045억원으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 서울 6,741억원 △ 한미 4,920억원 △ 외환 3,249억원 △ 수협 2,894억원 △ 하나 2,662억원 △ 경남 2,661억원 △ 조흥 2,033억원 순으로 크게 줄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