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등소평이 상복해 장수하게 됐다" 이같은 소문이 퍼지면서 유명해진게 바로 동충하초(冬蟲夏草)다. 동충하초는 농업진흥청 조세연 잠업연구관이 지난 98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3백억원대의 시장을 이뤘다. 조 연구관은 국내에 자생하는 야생 동충하초에서 Paecilomyces japonica와 및 Paecilomyces J-300 등 2가지 균을 순수 분리했다. 이를 대량 배양,누에에 접종해 동충하초를 피워내는데 성공했다. 동충하초 균주는 숙주인 누에가 변태한 번데기에 기생하면서 양분을 빼앗아 먹고 꽃 모양의 자실체를 만든다. 그래서 누에가 월동하는 겨울에는 벌레,자실체가 활짝 피는 여름에는 꽃처럼 보인다고 해서 동충하초라 불리게 됐다. 동충하초는 대한잠사회에서 99년과 2000년에 전량 수매했다. 하지만 생산은 늘어나고 소비가 주춤해 작년에는 농민들이 직접 판로 개척에 나섰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의외로 뜨거웠다. 수확기에 소비자들이 직접 농장을 방문,진품을 구입함으로써 30억원상당의 동충하초가 전량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동충하초는 암 예방,간기능 개선,당뇨병 및 심장병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작년에는 원료로만 1백억원어치가 팔렸다. 동충하초 함유 완제품 시장은 2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충하초가 든 제품으로 남양유업의 ''위풍당당'',효원의 동충하초 함유 약주 ''불휘'' 등은 작년에 각각 40억원,30억여원어치가 팔려나갔다. 동충하초의 인기가 오르면서 부작용도 발생했다. 죽은 번데기에 동충하초균을 접종한 제품이 나오고 중국에서 가짜상품이 들어왔다. 이로 인해 국내 재배농가들이 판로에 어려움을 겪기도했다. 조세연 연구관은 "수입품 중에는 가짜가 훨씬 많고 산 번데기가 아닌 죽은 번데기에서 키운 동충하초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