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증시가 기다리던 조정 국면을 보였다. 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72포인트(2.22%)나 급락한 734.76에 마감됐다.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8일째 이어온 상승세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날 주가지수는 미국 증시의 하락의 여파로 약세로 출발한 뒤 한때 7백50선을 재탈환하기도 했으나 오후들어 기관들의 매도 공세에 밀려 낙폭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추가 반등을 위해서는 어는 정도의 조정은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다"며 "지난해말부터 이어진 단기간 급등 외에는 큰 악재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다려왔던 조정=대부분 증권사들은 이날 시황을 점치는 분석자료를 통해 조정 장세를 점쳤다. 조정을 예견한 가장 큰 이유는 증시가 지난해 말부터 8일 동안 급등하는 등 단기적으로 지나치게 달아올랐다는 것. 지난해 말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1백포인트 이상 급등한 영향으로 20일 이동평균선과의 괴리를 나타내는 이격도가 지난 4일과 7일 모두 1백10%를 넘어섰다. 통상 20일 이격도가 1백7%를 넘어서면 주식을 매도하는 시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최근 12일간의 누계 상승 일수를 나타내는 투자심리도 역시 90%에 달해 적정선인 75%를 크게 웃돌았다. 리젠트증권 김경신 상무는 "증시가 단기적으로 너무 과열돼 있어 기술적으로도 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믿을 건 역시 실적주=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조정 장세가 이어지더라도 지수 700선 안팎에서 지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교적 보수적인 대한투신운용 이기웅 본부장도 650∼680선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급 상황이 양호한데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조정 양상에도 불구하고 상승 추세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또 조정 장세에서는 지수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실적 호전주 등을 저가 매수하는 기회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한투신운용 이 본부장은 "올해는 지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태평양 신세계 등을 비롯 실적주들 중심으로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은행 통신 제지업종 등을 저가 매수하면 기대 이상의 차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실적주들은 최근 신고가를 돌파한 뒤에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대자동차 엔씨소프트 휴맥스 등을 투자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급등장에서 덜 오른 중소형 실적주나 증권주 등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