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인사들은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경기 반등 시기와 회복 강도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앤터니 샌토메로 총재는 8일 "미국 경제가 2002년 중반에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잠재적인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FRB등 정책 결정자들은 유연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위원인 그는 "정책과 효과 사이의 시간차를 고려할 때 FRB는 추가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맥도나우 뉴욕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각종 지표들의 혼조 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침체 상황은 거의 바닥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잭 귄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향후 6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다. 그는 "올 1·2분기까지 미 경제는 마이너스성장을 보이고 하반기에 약 3%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앨프레드 브로더스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도 "미국 경제의 회복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월가의 평균 성장 전망치보다는 다소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로저 퍼거슨 FRB 부의장은 8일 "언제부터 어떤 강도로 미국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낼지 단정하는건 시기상조"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미국경제에 대한 FRB 인사들의 시각차가 드러나면서 월가에서는 이달말 열리는 FOMC회의에서의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대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