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약효를 나타내고 있다. 매수·매도 주문이 자취를 감추면서 일단은 가격 상승 행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거래는 실종됐다.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생기고 있다.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되는 강남권이 특히 심하다. 그러나 이같은 약효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안정대책 이행과 함께 가수요를 부추기는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는 등의 추가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도 재고할 시점이 됐다는 지적도 높았다. 주요 지역별 부동산 시장을 긴급 점검해 보았다. ◇유명학원 밀집한 강남구 대치동 주변=거래가 완전 두절됐다. 우선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자''세력은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매수시기를 늦추고 있다. 반면 ''팔자''쪽에선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형국이다. 시세를 물어보는 문의 전화도 끊겼다. 강남구 대치동 우선공인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우성 1,2차 등 주변 아파트들은 안정대책이 발표되기 직전부터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책 발표 이후 거래는 물론 문의전화마저 끊겼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변 10여개 중개업소는 안정대책이 발표된 8일부터 1주일간 단체로 휴업에 들어갔다. 미등기전매를 일삼던 일부 떴다방도 휴가를 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중개업소의 불법행위를 단속키로 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게다가 9일 국세청의 강력한 세무조사 방침까지 발표되자 강남일대 부동산 시장은 바짝 얼어붙었다. ◇저밀도지구 아파트단지=지난해 12월부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잠실 청담·도곡 반포 등 저밀도지구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소망공인의 이광열 대표는 "거래가 사라지자 자연히 가격상승도 정지됐다"며 "사정이 있는 사람이 내놓는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당분간은 거래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이화공인의 이채성 대표는 "당장은 거래가 끊긴 상태여서 안정대책의 약효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목동·분당·일산=''남의 일''이라는 반응이다. 강남권과는 달리 최근 3주간 가격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강남권 아파트값의 상승기류에 편승해 호가가 올랐던 일부지역에선 거품이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당 서현동 분당공인의 임말숙 대표는 "안정대책은 강남권을 주타깃으로 하고 있는 만큼 분당지역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분당 부동산시장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공인 관계자는 "12단지의 경우 강남권 집값이 상승세를 타자 주민들이 일제히 매도 호가를 높이면서 가격이 주변 단지보다 이상급등했다"며 "그러나 매수세력이 없는 가운데 안정대책이 발표됨에 따라 다시 인근 아파트 수준으로 되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