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망하기 직전 거액의 명예퇴직금을 받아 챙긴 전직 금융회사 직원들에 대한 재산 환수 소송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동방금고가 2000년 10월 영업정지 직전 40명의 직원들에게 38억원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환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9일 밝혔다. 예보는 지난해 5월부터 퇴직금 과다지급을 이유로 이들 직원에 대한 재산조사를 진행한 결과 18명이 27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소송과 함께 가압류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파산법상 채권자들의 이익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조치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는 ''부인권 조항''에 의거한 것이라고 예보는 덧붙였다. 예보는 동방금고가 지난 99년 정현준 이경자씨등에게 인수되면서 퇴직금을 정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정지 직전 또다시 40명의 직원들에게 월 임금의 36개월분을 명예퇴직금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예보가 퇴직금 과다지급을 이유로 일반 직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보는 H종금 등 4∼5개 퇴출 금융사들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퇴출 금융기관의 직원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