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에이컨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LG전자의 휘센은 국내연구진이 개발한 플라즈마 표면개질 기술로 탄생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고석근·최원국 박사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플라즈마 표면개질 기술은 플라즈마를 이용해 금속표면을 물과 친한 성질이나 물을 멀리하는 성질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고 박사팀은 LG전자에 70억원을 지원받아 1998년 이 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LG전자는 원천기술 및 양산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96년부터 고 박사팀을 지원했다. LG전자는 이 기술을 핵심부품인 열교환기에 적용했다. 4년여 동안의 지원끝에 지난 2000년 5월 휘센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휘센은 에어컨 열교환기의 표면을 친수성으로 바꿔 표면이 산화되거나 이물질이 끼는 것을 방지,냉각성능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소음이 커지는 현상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열교환기의 수명을 반영구적으로 늘리면서 전력소비도 15%가량 줄일 수 있는 신개념의 에어컨으로 탄생한 것이다. 휘센은 지난해 전세계에서 4백90만대가 팔려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에이컨 시장(4천2백36만대)의 11.6%를 차지,단숨에 정상에 오른 것이다. LG의 간판상품으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산·학협력은 연구소와 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