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정의 PC 보급률은 75%에 달한다. 이 정도면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지난해의 경우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감소까지 겹쳐 내수 판매량(2백55만대)이 전년도(3백36만대)에 비해 오히려 24%나 줄었다. 올해는 수요가 점차 회복돼 전년대비 10% 안팎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다. 결국 PC업체들로서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다수 PC업체들은 올해 최대 경영과제를 ''해외판로 개척''에 두고 있다. 대형 PC업체는 물론 중소업체들까지 연초부터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해외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수출에 사활을 건 PC업계=지난해 우리나라 PC 수출은 2000년에 비해 33.6%나 줄었다. 세계 IT불황 여파로 PC시장이 얼어붙은 탓이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PC업체들은 올해 들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수출계약이 잇따라 성사되는 등 상황이 호전되자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적게는 25%,많게는 1백%나 늘려잡았다. 삼보컴퓨터는 올해 수출 품목을 다변화해 데스크톱PC 외에 노트북PC와 모니터 수출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작년 하반기부터 수출하기 시작한 노트북PC와 LCD모니터는 올해 각각 50만대와 1백만대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노트북PC 위주로 50만대 정도 수출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데스크톱PC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하고 수출목표도 작년보다 2배 이상 늘려잡았다. 삼성전자는 기존 공급처인 미국 마이크론 등에 이어 최근 델컴퓨터에도 노트북PC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자사 브랜드 수출물량도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도 최근 미국 컴팩과의 공급계약 확대를 계기로 노트북PC 수출물량을 지난해의 2배 정도인 9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수출 르네상스 맞은 소프트웨어 업계=소프트웨어 제품 수출은 올 들어 괄목할만한 성장이 예상된다. 국산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품질이 외산 제품과 비교해 손색 없는 수준으로 좋아졌고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고 있어 상반기부터 크고 작은 수출계약이 잇따라 성사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로 미국과 일본에 집중돼 있던 수출 대상 국가도 중국이나 유럽으로 다양해질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수출을 리드하는 업체들로는 나모인터랙티브 한컴리눅스 한글과컴퓨터 등이 꼽힌다. 업계는 올해 국산 소프트웨어 수출이 지난해의 2배 이상인 4억5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