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기관 및 국내 외환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간 엔.달러 환율이 1백30엔대를 유지하는 엔화 약세국면이 지속되리라고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국내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드는 올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원화가치 상승)를 보이면서 1년 후에는 1천2백30원대까지 떨어지고 원.엔화 환율은 9백30원 안팎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일본과 경합하고 있는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수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 로이터포렉스의 엔.달러 환율전망 =10일 로이터통신이 올들어 처음으로 45개 국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율서베이 자료는 달러당 1백33엔선에서 움직이는 현 추세가 향후 1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전망은 올 하반기 이후 엔.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종전의 예상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조사에 응한 국제 금융기관들은 현재 난기류에 빠져 있는 일본 경제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도 무역 적자가 확대되는 부담이 있으나 투자자금 유입으로 경기 회복이 기대됨에 따라 엔저를 방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한경포렉스의 원.달러 환율전망 =12명으로 구성된 한경포렉스의 외환 전문가들은 향후 3개월까지 원.달러 환율이 현 수준인 1천3백원대를 유지하다가 △6개월 후 1천2백82원 △1년 후 1천2백38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2.4분기를 고비로 큰 변화를 나타낼 것으로 보는 이유는 국내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참고 지표가 이 시점에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다시 말해 향후 3개월까지는 엔화 약세에 따라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 후 경기회복 요소가 부각되면서 외화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 원.엔 환율 어떻게 될까 =로이터와 한경포렉스의 전망을 놓고 볼 때 현재 마지노선인 1백엔당 1천원이 붕괴된 원.엔 환율(재정환율)은 1년 후 9백30원 안팎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원.엔 환율의 적정 수준이 1천70원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예상대로 원.엔 환율이 떨어지면 우리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지금 시점부터 외화 유입분을 금융기관들이 외화 자산이나 해외 투자로 일정 부분 흡수하는 정책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구상중인 외평채 발행을 통한 달러화와 엔화 매입 방안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환란 이후 부정적 평가를 받아온 해외 투자에 대한 인식을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