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공적자금 회수와 관련, "제일은행의 주식거래 재개는 2003년 이후에 추진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와 만나 "최근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주가가 액면가를 회복하고 있지만 제일은행으로선 당분간 주식거래를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뉴브리지캐피털은 은행의 가치가 충분히 오를 때까지 대주주로 남아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는 공적자금 조기회수를 원하고 있지만 증시에서 주식거래가 재개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매매거래가 정지된 제일은행의 주식은 뉴브리지캐피털(51%)과 예금보험공사(49%)가 각각 나눠 보유하고 있다. 그는 "뉴브리지캐피털은 장기투자를 지향한다"며 "적어도 앞으로 5년 이상 제일은행의 경영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코헨 행장은 이어 "하나은행 또는 다른 은행과의 합병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진 것이 없다"며 제일은행을 둘러싼 합병설을 거듭 부인했다. 그는 그러나 "은행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합병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논의할 방침"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이와 함께 "5천5백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제일은행의 자산규모가 27조원에 불과한 것은 불균형적"이라며 "직원수에 맞게 자산 규모를 4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소매금융뿐만 아니라 대기업 및 중소기업금융도 적극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