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1백30만부,''펄떡이는 물고기처럼'' 25만부,''겅호'' 18만부,''끝없는 도전과 용기'' 17만부,''우리는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5만9천부. 지난해 출판계에 경제경영 도서 열풍을 몰고온 주인공들의 성적표다. 모두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덕을 톡톡히 보며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라선 책들이다. 이들 책은 CEO들이 임직원들에게 권장도서로 추천하거나 회사차원에서 대량으로 구입하면서 화제의 책으로 떠오른 공통점을 안고 있다. 75주간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암웨이가 5만부,포스코가 3만부를 싹쓸이 했다.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은 한빛은행이 2천부를 사가는 등 전체 판매량의 20%가 기업의 단체구입으로 팔려나갔다. 40% 안팎이 단체주문으로 나간 ''겅호''의 경우 LG화학에서 무려 1만부를 쓸어갔다. 서두칠 한국전기초자 전 사장이 쓴 ''우리는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6백부를 사간 대우건설과 쌍용자동차 등의 지지에 힘입어 6만부 가량 팔렸다. 기업에 도서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CEO들이 외환위기와 구조조정으로 지쳐 있는 임직원들에게 사기와 열의를 되찾아주기 위해 독서 전도사를 자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CEO들이 추천하는 책은 모두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독려하는 내용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잭 웰치 GE 전 회장이 쓴 ''끝없는 도전과 용기''에서 구조조정의 노하우를 배우라며 임원 필독서로 권하고 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도 이 책을 2만3천권 구입해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작년 11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을 2백권씩 구입해 전 임직원들에게 나눠준 뒤 ''변화·혁신을 위한 선택과 실천''이란 주제로 각 본부별 발전방안 보고대회를 열도록 했다. 노기호 LG화학 사장은 작년초 취임하면서 신바람나는 기업문화 정착이라는 취지로 ''겅호(工和·Fighting이라는 뜻의 중국어)''를 임직원에게 읽게 했다. 박종수 대우증권 사장은 임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매달 ''겅호의 날''을 제정,지금까지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그룹은 최인호의 장편소설 ''상도''를 권장도서로 정하는 한편 요약분을 임원들에게 돌렸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