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모리스,도널드 저드,솔 르윗 등 20세기 미니멀리즘 대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대규모 기획전 ''미니멀 맥시멀(Minimal Maximal)''전이 오는 18일부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추상표현주의의 격렬한 감정표현에 대항해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선보였던 1960년대 미니멀리즘 대표작과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90년대 다양한 작품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리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폴란드 일본 등 외국 미니멀 아티스트 29명의 대표작 35점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독일 브레멘미술관이 기획해 1998년 독일 브레멘과 바덴바덴에서 시작된 순회전시다. 미니멀리즘 계열의 작품은 기하학적이며 단순한 형태,비개성적 색채와 기계적인 표면 등이 특징으로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미친 장르.예술뿐만 아니라 건축 패션 디자인 등에 폭넓게 수용돼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했다. 대량생산된 공업용품을 사용하고 반복된 구조의 배열,비개성적인 표면 효과 등이 ''미니멀''적 특성이라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형태,관객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사회 정치적 은유 등은 ''맥시멀''한 내용이다. 미니멀리즘은 국내에서 1970년대 유행했던 모노크롬(단색)회화와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서구 미니멀리즘이 작가의 감성이 배제된 사물의 입체성을 보여주고 있다면 국내 모노크롬 작품들은 무채색의 화면에 작가의 정신과 무의식적인 반복 행위가 가미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로버트 모리스의 작품은 입방체의 대형유리를 통해 전시공간과 관람객들을 비추면서 공간과 사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전형적인 미니멀리즘 작업이다. 개념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미국의 솔 르윗은 수학적인 규칙성과 건축의 구조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인다. 도널드 저드의 벽면 설치작품의 경우 스페인 전시에서 관람객이 작품 위에 와인잔을 올려놓은 일화가 있을 정도로 진열장 선반 등 일반사물과 구분이 모호한 특성을 갖고 있다. 폴란드 피오트르 우클란스키는 전시장내에 디스코 장을 설치해 흥겨운 음악과 함께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미국 작가인 펠릭스 곤잘레스의 인쇄물 작업은 인쇄물이나 사탕 등을 전시장 바닥에 설치한 후 관객에 의해 작품이 사라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국의 젊은 작가인 종 이삭은 미니멀리즘 작업을 풍자한 작품을 내놓는다. 시각장애인이 미니멀리즘 작품을 알아내고 소리친다는 내용으로 미니멀리즘의 단순한 형태와 일반 오브제가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이번 전시 기획자 독일 브레멘미술관의 페터 프리제 큐레이터는 오는 17일 내한해 오후 1시 전시장에서 ''미니멀 아트와 90년대 미술''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전시는 3월24일까지.(02)2188-6062,6047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