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4일 연두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주요 정치 및 경제정책 방향을 밝힌다. 기자회견 연기론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결국 예정대로 회견을 갖기로 한 것. "집권 말기에 들어서면서 눈치만 살핀다"는 비판을 받아온 경제관료들이 "경제에 몰두하겠다"는 대통령 뜻대로 적극적으로 움직여 나갈지 분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한 주가 될 것 같다. 개각 여부도 좀더 구체적으로 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금융 등 현정부가 추진해온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역량 있는 구원투수가 마땅찮다는 게 경제팀 교체를 주저케하는 속사정이라는 분석도 있어 왔다. 개각에 대한 가닥이 잡혀야만 미루어진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후속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시장의 핫 이슈는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추이.국세청 세무조사,재건축 규제라는 강공에 들어간 정부의 대증요법이 과연 강남지역 아파트에 대한 투기광풍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꺾고 약효를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뜨겁다. 또 이에 따라 아파트 값이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보일지,아니면 저금리 자금시장을 이탈해 강남일대로 몰렸던 부동자금이 강북과 신도시 등지로 옮겨갈지도 관전 포인트.일부 민간 연구소는 올해 집값의 상승폭이 꺾이고 3∼4년 후에는 공급과잉에 따른 자산 디플레이션까지 우려된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에서는 미국기업 실적과 반도체 주가의 향방이 주된 관심사다. 15일 이후 발표될 미국기업의 실적이 나오면 국내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외국인자본도 투자전략을 재검토하게 된다. 17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역시 관심거리.국내외 대기업들의 실적결과에 따라 ''1월 랠리''가 대세상승으로 연결될지 반짝장으로 그쳐버릴지 가늠케 해주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의 자본제휴 협상은 이번주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다. 하이닉스의 부채탕감을 몇%로 하며 마이크론은 하이닉스에 신규자금을 얼마나 투입할지와 메모리반도체 생산시설의 가격 산정 등이 협상의 초점.이 협의에 따라 하이닉스에 대한 마이크론의 지분이 확정되고 이르면 주말에는 양해각서(MOU)도 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주말 삼성그룹에 이어 이번주에는 다른 대기업의 임원인사도 예상된다. 대기업 임원인사는 경영계의 가장 큰 관심사다. 지난해 독립그룹으로 출범한 현대자동차그룹 등 다른 대기업의 임원인사가 어떤 방향으로 단행될지 주목된다.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지난주 1백엔당 9백80원대로까지 떨어졌던 원·엔환율이 추가로 내려갈지가 관심거리다. 일본 정부의 유도 등으로 엔화가치는 추가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우리 수출의 대외경쟁력은 계속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허원순 경제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