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틀을 벗기고 새 옷을 입혀 시대를 앞서가는 참신한 기업 이미지를 가꾼다" 이미지 쇄신 내지는 변신을 꾀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브랜드 리뉴얼(Brand Renewal) 광고가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 재활성화(Brand Revitalization)"로도 불리는 "브랜드 리뉴얼"은 소비자 기호가 바뀌거나 신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브랜드 가치가 노후화됐을 때 다양한 변화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려는 노력을 말한다. 그 수단으로는 상품 패키지나 로고 디자인 변화부터 브랜드 명칭과 로고 자체의 변경까지 다양하다. 최근 나오는 브랜드 리뉴얼 CF도 브랜드는 그대로 두면서 광고 분위기를 혁신하는 경우와 회사의 성격과 사명(社名)을 바꾸면서 광고를 이에 맞춰 바꾸는 경우로 나뉜다. 의류업체 PAT(제작 대홍기획)는 최근 CF에서 실내복 차림으로 욕조에 걸터앉아 손톱을 깎는 여성을 모델로 등장시켰다. 손톱깎는 일을 마친 여성이 마치 총구를 식히듯 손 끝을 "후"하고 불면 "탕탕" 소리를 내며 코뿔소가 화면에 클로즈업 된다. 연극연출가 송승환씨,서상록 전 삼미그룹부회장 등의 중장년 남성을 모델로 기용해 편안한 분위기를 강조했던 PAT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대홍기획 관계자는 "최근 20대~30대가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고 주 5일제 근무가 확산됨에 따라 캐주얼 의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 PAT는 40대 이상 장년층의 옷이라는 인상이 강해 이미지를 바꿀 필요를 느꼈다"면서 "도발적인 느낌의 이번 CF가 감각적인 이미지를 심는데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KT의 경우엔 공기업이던 한국통신이 민영화되면서 KT로 사명을 바꾸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한 경우다.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가 제작한 최근 CF에선 알에서 깨어난 남녀 무용수가 KT 로고로 변하는 이미지를 비디오 아트처럼 표현해 이미지 변화를 꽤했다. 포스코와 INI스틸 등 무거운 이미지의 제철업체도 사명 변경과 함께 대대적인 리뉴얼 광고를 내놨다. 포스코(제작 하쿠호도제일)는 우리 경제성장의 견인차로서 믿음직한 느낌을 주지만 친근감은 부족한 기존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철봉놀이 하는 어린이,기찻길 등을 CF 소재로 삼아 "철이 없다면 우리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INI스틸(제작 금강기획) 또한 지난해 인천제철에서 이름을 바꾼 뒤 아프리카 오지의 원주민이 철(H빔으로 만들어진 다리)을 통해 문명세상과 만난다는 내용의 CF를 통해 인간미를 강조했다. 김익태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소장은 기업의 브랜드를 강물에 떠가는 배에 비유하면서 "아무리 좋은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라 해도 세월이 흐르면 자연 이미지가 노후해진다"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고객의 취향을 따라가려면 브랜드 정체성은 계속 유지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체크하고 리뉴얼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