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no@lgchem.co.kr 필자가 중국에서 근무하던 1997년 7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다. 당시 중국은 축제 분위기였으나 사실 홍콩 반환은 한다한다 하면서도 1백50여년을 끌어온 문제였다. 중국인들은 ''차부둬(差不多)''내지는 ''만만디(慢慢的)''하면서 오랜 기간을 아무런 내색없이 기다렸고 마침내 홍콩을 되돌려받았다. ''만만디''가 중국사람들의 행동방식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면 ''차부둬''로 읽는 ''差不多''는 사고방식의 대명사다. 중국에 ''차부둬셴성(差不多先生)''이란 소설이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늘 "세상만사 ''차부둬''면 돼.뭘 그리 따지고 살아?"를 외치는 사람이다. 한 번은 오전 8시30분발 상하이행 열차를 2분이 늦어 놓쳤다. 그는 단 2분을 기다려 주지 않고 정시에 출발한 기관사를 나무라며 "젠장,30분이나 32분이나 차부둬인데 내일 가지 뭐.오늘 가나 내일 가나 차부둬 아닌가"라고 했다. 하루는 그가 급한 병에 걸려 의사를 불렀는데 불행히도 하인이 데려온 의사는 수의사였다. 그래도 그는 수의사도 다 같은 의사라 생각해 치료를 받았는데 결국 죽게 된다. 죽기 전에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이렇게 말한다. "하기야 죽는 것과 사는 것도 차부둬 아닌가" 중국 사상가 후스(胡適)는 이 소설에서 ''차부둬''는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지만 이 말이 중국인들에게는 좋게 말하면 ''두루뭉실''이요,나쁘게 말하면 애매모호한 국민성으로 변질돼 쓰인다고 비판했다. 이런 중국에 대해 최근 들어 우리 언론의 보도내용이 부쩍 늘었다. ''한류(韓流)''라는 유행어를 만들면서 중국으로 진출하는 연예인들 소개며 2008년 올림픽 개최,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경제적으로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위협요인 또한 많이 혼재해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선진 우량기업들은 앞다퉈 중국을 생산 기지화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국내에도 산업 공동화와 경쟁력 상실현상이 초래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더구나 재작년의 마늘 파동이나 최근의 반덤핑 품목을 늘리는 무역마찰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근시안적인 안목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검토해야 하고 유행에 따른 중국 공략보다는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이해와 사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