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부정부패 척결과 양대 선거의 공정한 관리, 한.일 월드컵경기와 부산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 경제활성화와 남북문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짙은 청색 정장차림으로 회견장에 입장, 18분간 ''21세기 국운 융성의 길을 열어갑시다''란 제목의 모두 발언을 읽은 뒤 16명의 내외신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했다. KBS와 MBC SBS YTN 등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오전 10시부터 80여분간 진행됐다. ----------------------------------------------------------------- -종합주가지수가 7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를 구체적으로 전망해 달라. "미국 경제가 1분기에 바닥을 치고 2분기부터 상승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일단 올해 전반기까지 세계 경제는 바닥을 치고 성장의 방향으로 키를 돌려서 하반기부터 급격히 성장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 그것이 V자일지 U자일지 모르나 우리는 V자로 발전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됐을 때 가장 혜택을 많이 보는 나라는 한국이다. 우리는 첨단기술과 전통산업을 열심히 접목시켜 양면에서 경쟁력을 길러왔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제일 먼저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상태에서 세계 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으면 올해안에 4%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 경제가 조금 더 좋아지면 잠재성장 수준인 5%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물가는 3%선에서 억제되고 실업률도 3%대로 안정된 추세로 나아가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 -물가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묘책은 없는가. "사회적 측면에서 건강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이 세계적 수준에 와 있다. 건강보험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시정돼서 반드시 제자리를 찾도록 하겠다. 세계적으로 예가 없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만들어 올해에 1백55만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4인 가족으로 99만원의 혜택을 받는다. 최저 생계가 보장된다. 주택 보급률은 1백%가 된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고 모든 사람이 집을 가지는 것은 아닌 점을 생각해서 주택과 전세 구입비에 대해 70% 장기저리 융자를 해 내집 마련을 돕도록 하겠다. 또 청년 실업에 적극 대처하겠다. 정부는 5천억원을 가지고 30만명 청년 실업대책을 세우고 있다" -1백50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성과와 문제점을 지적해 달라. 추가 투입계획은 없는가. "공적자금 보조과정에서 국민이 오해하는 것이 한두가지 있다. 하나는 공적자금을 1백50조원 투입한 것이 현 정부의 경제운용 과정에서 생긴 것이 아니란 점이다. 과거 정권 때 은행이 부실 경영해서 되돌려받지 못하고 무너져가고 있어 뒷수습을 해준 것이다. 과거 기아와 한보는 8조원 이상, 대우는 80조원 이상의 채무를 못 갚는 상황이었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덕택으로 1백30만~1백40만명의 예금자들이 예금을 찾아갈 수 있었고 은행은 클린 뱅크가 됐다. 또 하나는 그냥 기업가들에게 (공적자금을) 줌으로써 부실 경영을 봐준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업가에게 준 것이 아니라 은행에 준 것이다. 은행을 살리면서 은행 대출을 받아가지고 빼돌린 사람을 추적해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결과 금융이 건전 금융으로 돌아섰고 국제적 신인도도 높아졌다. 오랫동안 누적된 금융 부실로 인해 기업은 죽어도 기업주는 잘살더라는 한탄이 있었는데 지금 정부는 살릴 수 있는 기업은 살리고 부실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철저히 책임을 물어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다" 정리=김영근.오춘호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