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LCD 컴퓨터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14일 다시 증시게시판을 달궜다. 이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는 강보합세로 마감됐지만 올들어 외국인 선호주의 바통을 이어받아 선도주로 떠오른 이들 반도체 관련주에만 숨가쁜 순환매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삼성전자 등 일부 반도체메이커의 등락에 따라 이들 주식의 희비가 엇갈리는 코스닥의 ''거래소종속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향방이 D램가격에 달려 있는 만큼 반도체 관련주를 제외한 여타 기술주로 순환매가 확산되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반도체 등 하드웨어업종 외에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IT(정보기술) 전업종으로 확산되지 않는 한 거래소대비 코스닥의 상대적 약세와 개별종목의 소외현상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주변주''만 순환매=올들어 코스닥시장의 거래소종속화가 심해지며 반도체장비 LCD 컴퓨터 등 종목군을 중심으로 순환매가 돌고 있다. 순환매의 중심에는 반도체 D램가격,특히 삼성전자가 있다. 과거 인터넷 관련주에 이어 보안 등 솔루션-소프트웨어-게임-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매기가 확산되던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 주말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약세반전을 신호로 반도체 장비에 이어 LCD업체가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컴퓨터업체들도 상승폭이 둔화되며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오후들어 D램가격 인상소식으로 삼성전자가 급반등하자 반도체장비주들이 일제히 동반상승했다. 장 초반 조정 후 상승세로 돌아선 우영 태산엘시디 등 종목들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반도체 관련주 실적전망은 엇갈려=현재 D램가격 인상 등 업황회복기대감이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에 지나치게 선반영됐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메이커의 실적호전이 실제 설비투자확대 등으로 연결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반도체장비중에서도 조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대우증권 리서치팀 전병서 부장은 "컴퓨터메이커 등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가 수급과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뀐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칩메이커 뿐만 아니라 반도체장비주들의 ''대망론''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전 부장을 비롯란 담당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장비업체중 올해내 당장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군으로 테스트장비와 클린룸공급업체를 꼽고 있다. 현재 공급부족사태를 맞고 있는 DDR(2백56메가D램)의 설비투자로 당장 테스트장비의 교체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LG-필립스 LCD 등의 반도체및 LCD공장 신설로 당장 클린룸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반도체장비업체들이 혹한기를 버틸 현금확보 여부도 반도체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반도체경기 회복에 앞서 상당수 중소장비업체들이 정리될 것"이라며 "특히 관행적인 외상거래에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현재 반도체장비업체들의 큰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현재 이오테크닉스 케이씨텍(거) 피에스케이테크 테스텍 등이 1백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유동성이 풍부한 회사로 꼽히고 있다. 피에스케이테크는 현금성 자산이 3백7억원인데 반해 순수차입금은 8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