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은 불경기였다. 특히 벤처기업들엔 아주 혹독한 해였다. 그러나 벤처캐피털회사(창투사)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시각으로 ''진주''를 키워 왔다. 이들의 투자리스트에는 자금과 각종 지원이 아깝지 않은 ''보배기업''들이 적지 않다. 한국경제신문사 벤처중소기업부는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산은캐피탈 무한기술투자 우리기술투자 등 한국의 5대 벤처캐피털회사가 애지중지하는 기업들중 단 1개 기업씩만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부 심사역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난색을 표명했지만, 진통 끝에 2002년부터 ''스타 벤처''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기업 5사를 모을 수 있었다. 코스닥에 상장된 ''만발한 벤처''가 아닌 잠재력이 우수한 비상장 기업 중에서만 추천을 받았다. 스타 후보 5사는 코어세스, NHN, 소프트텔레웨어, 바이로메드, 지어소프트 등이다. 벤처캐피털 대표들은 "많은 투자기업중 단 1개 회사를 꼽는게 사실 힘들었다"고 이구동성으로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에 추천한 기업들은 앞으로 안철수연구소처럼 인지도가 급부상하면서 투자주체인 벤처캐피털회사에 큰 수익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스타벤처 후보 5개사의 경우 업종별 공통분모는 없다. 무선인터넷 바이오 포털 등으로 다양했다. 그러나 확실한 수익원이 있고 재무구조도 튼튼한 편이었으며, 무엇보다도 그 업종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리딩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동시에 대형 벤처캐피털회사가 강력하게 ''후원할 벤처''라는 점에서 앞으로 증시에서도 각광을 받을 확률이 높다. 코어세스 KTB네트워크가 3백60개에 달하는 투자기업중 선별한 회사다. 코어세스(대표 하정율)는 97년 1월 미디어링크로 설립돼 작년 11월 사명을 바꿨다. KTB네트워크의 김민 심사역은 "네트워크 통신장비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 있는 업체"라며 "세계 ADSL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위 회사"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ADSL, 이더넷스위치, 모바일IP시스템 등이다. 2001년에 코어세스가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에 공급한 ADSL은 2백20만 회선에 달한다. 이는 작년중 전세계에 공급된 6백만 회선의 35%가 넘는 점유율이다. 2000년 1위 업체인 알카텔을 비롯해 루슨트테크놀로지 시스코시스템스와 같은 세계적인 업체들을 제친 것이다. 코어세스의 경쟁력은 기술개발에 대한 집념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에서 나온다. 직원 2백30명중 연구개발 인력은 1백30명에 달한다. 또 코에세스는 내수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몇년전부터 꾸준히 해외시장 개척에 뛰어들었다. 중국 베이징, 상하이와 일본 도쿄에 지사를 설립한데 이어 올 1월에는 독일 뮌헨에 지사를 설립, 유럽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또 미국에도 5백만달러를 투자해 법인을 설립하고 3월에는 남미지사를 만드는등 등 수출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99년부터 이 회사에 16억원을 투자한 KTB네트워크는 "코어세스의 공격적인 투자와 글로벌 마케팅을 감안할 때 올해 매출액이 5천억~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NHN 10.8%(조합분 포함)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기술투자(전체 투자기업 2백70개)가 추천했다. NHN(공동대표 이해진 김범수)는 대형 인터넷 검색포털서비스인 네이버(www.naver.com)와 국내 최대 웹게임서비스업체인 한게임(www.hangame.com)을 운영하고 있다. 2000년 88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NHN은 작년 3분기까지 1백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는 매출 2백70억원에 약 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특히 3.4분기 매출액만을 놓고 비교해 보면 84억원으로 2000년 실적(23억원)과 비교해 2백65% 증가했다. 한국기술투자는 "전체 닷컴업계의 침체 분위기 속에 일궈낸 쾌거로 매우 의미있는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매출구조를 보면 게임이 50%를 차지하고 광고가 38%, 전자상거래 등 나머지가 12% 정돛訣嗤?앞으로 게임 광고 상거래 솔루션 판매의 균형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한국기술투자 부경훈 팀장은 "광고매출 및 유료서비스가 안정적인데다 전자상거래 등이 확대되면서 2002년부터 급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NHN은 올해에는 해외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데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검색 게임 메일 홈페이지 등 모든 서비스를 자체 개발하고 있고 개발인력이 전체인원의 5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서비스노하우와 기술력이 탁월해 올 하반기 일본 중국 미국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소프트텔레웨어 산은캐피탈은 4백여개에 달하는 투자기업중 소프트텔레웨어(대표 이승구)를 골랐다. 이 회사는 이동통신망 장비중 핵심망 장비와 애플리케이션 장비를 개발, 판매한다. 98년 5월 설립됐지만 기술력은 벌써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폰닷컴, 컴팩 아아스트라 등 해외업체와 제휴해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2000년 12월엔 SK텔레콤의 IMT-2000 시험망에 위치등록기와 데이터 네트워킹 장비를 납품했다. 작년 9월에는 GSM 가입자가 CDMA망으로 이동할 때 로밍이 제공되는 인바운드시스템을 KTF에 공급해 시범서비스 중이다. 또 PCS 사업자간 기지국 공동사용을 위한 CDMA간 로밍시스템(CRG)을 LG텔레콤으로부터 수주해 12월중 납품을 마쳤다. 작년 10월부터는 머큐리 노텔네트웍스와 공동으로 KT아이콤의 IMT-2000 장비 성능시험을 받고 있다. 11월엔 KTF로부터 데이터교환기 공급자격을 따냈다. 산은캐피탈은 2000년 9월 이 회사에 7억원(5.09%)을 투자했다. 담당 심사역인 이명준 팀장은 "대우전자에서 기술담당 이사를 역임했던 이 대표는 무선통신 소프트웨어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라며 "전체직원 53명중 42명이 전자.전산 전공자들로 구성돼 있는 등 기술인력 중심의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무선통신 분야의 경우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통신환경이 진화할수록 소프트텔레웨어와 같은 선두업체가 혜택을 보게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로메드 무한기술투자가 2백60여개 투자기업중 가장 유망한 업체로 추려낸 회사다. 바이로메드(대표 김선영)는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김선영 교수팀이 과학기술부 지원으로 유전자치료 연구를 수행해 얻은 결과에 기초해 96년 11월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무한투자는 지난 99년 9월 1억원을 비롯 모두 9억8천만원을 투자해 현재 지분율이 6.3%에 이른다. 투자를 담당했던 김주인 바이오팀장은 "한국과 일본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몇 안되는 유전자치료 전문벤처"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허혈성 족부궤양에 대한 유전자치료제를 개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유전자치료제 제품허가 및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했으며 작년 7월부터 동아제약과 함께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이와함께 현재 진행중인 유전자치료제 개발에도 많은 성과가 있어 일부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하기로 돼있다는 것이다. 항관절염 항암치료제 분야에서도 향후 3년동안 국내외에서 2~3개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회사는 99년말 영국 유전자치료 분야의 선두주자인 옥스퍼드 바이오메디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일본의 3대 생명공학기업인 다카라 슈조로부터 6백만달러를 유치하기도 했다. 무한투자측은 "20002년의 경우 매출액 20억원 순이익 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전자 전달체에 기반한 질환별 유전자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사업화되는 2003년부터 세계적인 생명공학회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어소프트 95개 기업에 대한 투자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우리기술투자는 지어소프트(대표 한용규)를 스타벤처 후보기업으로 선정했다. 지어소프트는 무선인터넷 회사로 KTF 무선인터넷 사업의 주요한 동반자다. 핸드폰의 무선인터넷 기능을 활용해 게임, 그림 및 멜로디 내려받기, 교통정보 및 위치정보 등을 사용하기 위해선 이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줄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어소프트는 이런 시스템을 이동통신업체에 개발.공급하고 해당 서비스의 무선인터넷 사용료와 연동해 수익을 얻는다. 지어소프트는 무선인터넷 사용이 늘면 늘수록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수익을 낼수 있는 매출구조를 갖고 있다. 우리기술투자 김정민 IT팀장은 "가장 이상적인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브루단말기 확대, CDMA 2000 1x 이상의 고속무선단말기 확대에 힘입어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사업규모가 커져 감에 따라 향후 수년간 폭발적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사회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등 경영투명성이 높고 제품개발에 적극적인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데서 진정한 벤처정신을 느낄 수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우리기술투자는 2000년 3월 이 회사에 1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지분율은 11.2%. 지어소프트는 작년 6월 산업은행 퀄컴펀드 히카리통신 에스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1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