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사상 최대 순매도로 지수선물이 89대, 연중최저치로 급락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3,000억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보였으며 옵션시장에서도 콜매도·풋매수 포지션을 잡는 등 현물과 선물옵션시장에서 강력한 매도주체가 됐다. 삼성전자 실적의 기대치 이하 예상, 중국의 CDMA서비스 지연, 현물가격의 반락 등의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급락했고 하이닉스 역시 매각가격 축소 전망 등이 단기 신고가 부담과 맞물려 악재가 됐다. 반도체 가격 회복을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주에 제한된 순환매가 집중된 특징을 고려할 때 그에 따른 등락후유증인 셈이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 성향을 볼 때 지난주 미국 앨런 그린스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의 조기회복은 시기상조이며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는 발언 이후 실적시즌이 도래한 미국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물과 선물 모두 시장에서 3% 이상 급락했고 이런 가운데 최근 지지선으로 인식된 종합지수 720선, 선물 90선이 붕괴, 향후 조정 과정이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코스피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3.30포인트, 3.56% 급락한 89.40으로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8일 이래 처음으로 90선 이하로 떨어졌다. 장중 91.40을 고점으로 외국인 매도가 급증하면서 89선도 붕괴되며 88.60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이날 거래량은 15만4,851계약으로 전날보다 3,700계약 증가했으며 미결제약정은 4만3,209계약으로 전날보다 5,333계약이 감소했다. 외국인은 이날 8,891계약을 순매도, 지난해 12월 21일 기록한 6,850계약의 사상 최대 순매도 기록을 경신했다. 개인도 1,797계약을 매도했다. 반면 투신은 7,684계약을 순매수하며 프로그램 매물을 대량 내놨고, 증권은 장중 순매도를 접고 장후반 순매수로 전환하며 530계약의 매수초과를 보였다. 보험과 은행, 종금 등 기관도 순매수를 나타냈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마이너스 1에 달하는 등 올들어 백워데이션이 가장 심화된 가운데 종가기준으로는 마이너스 0.58로 마쳤다. 선물저평가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 출회됐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1,108억원, 비차익 1,715억원을 합해 모두 2,823억원이었으며 매수는 장후반 저가매수가 유입돼 비차익이 46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650억원을 기록했다. ◆ 조정국면 진입, 조정폭은 미국시장에 달려 = 시장에서는 미국의 주가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급락 이후 단기 반등하면서 지지선을 회복한다면 몰라도 추가로 밀린다면 조정폭은 좀더 커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인이 현선물시장 모두에서 대규모 순매도로 전환했고 선물저평가 속에서 기관도 매도세여서 수급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현물시장의 경우 개인이 저가매수 관점에서 4,000억원에 육박하는 순매수를 유입시켰으나 장후반 밀리는 기색이 역력해 힘에 부친다는 지적이다. 대투증권의 한정희 분석역은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순매도를 하고 현물도 대량 매도를 내놓아 지수가 급락했다"며 "삼성전자나 시장이 단기에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한다면 완만한 조정에서 급격한 조정으로 옮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선물옵션영업팀의 김지한 차장은 "선물이 급격히 지지선을 깨고 내려와 단기적으로 조정에 대한 시각이 크다"며 "외국인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금융주 등도 차익매물을 내놓아 종합지수 700선 붕괴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한 차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시장이 지지선을 확인할 때까지는 조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종합지수가 680∼690선까지 밀리더라도 연초 이래 기본추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