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통신장비 업체들이 꼽고 있는 올해 최대 승부처는 중국 시장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으로 부상한 데다 최근 차이나유니콤(중국연통)이 한국이 기술경쟁력을 갖고 있는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억4천만명으로 2위인 미국보다 2천만명이 많다. 게다가 이동전화 보급률이 10% 수준에 불과, 40%를 넘어선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매달 신규 가입자가 5백만명 이상에 달할 정도다.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매년 20%씩 늘어나 2004년 말엔 2억9천6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내 이동통신 서비스는 그동안 유럽에서 사용되는 GSM(유럽식 디지털) 기술방식에 의해 제공돼 왔다. CDMA 방식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일부터. 차이나유니콤은 1천5백만회선 규모의 CDMA망 개통식을 갖고 전국 31개성 3백개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올 1.4분기중 2백만회선을 비롯 2004년까지 매년 2천만회선씩을 증설, 가입자 회선 규모를 7천6백만회선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전체 가입자의 0.7%에 불과한 CDMA 서비스의 시장점유율을 2004년 말까지 15.9%로 높인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CDMA방식 3세대 영상이동통신 장비를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국내업체들은 CDMA 휴대폰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중국내 단말기 수요는 지난해 8천8백50만대에서 올해 1억1천2백만대, 2003년 1억4천3백50만대, 2004년 1억8천1백8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CDMA 단말기 수요는 올해부터 크게 늘어 향후 4년간 연평균 1백91%씩 성장, 2004년 3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유니콤은 CDMA방식 휴대폰 단말기 확보를 위해 커젠 랑차오 등 중국업체를 중심으로 한 19개사를 공급업체로 선정한 상태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중국내에서 1백만대의 생산허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애니콜 신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올해 안에 20여개의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현지 합작법인과의 협력을 강화,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제품 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 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현지에서 해결하는 현지완결형 전략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중국측 제휴선인 랑차오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가전제품을 통해 형성된 LG에 대한 호의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최고가 제품을 내세워 승부를 낼 방침이다. 팬택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등 중견 휴대폰 업체들도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도 ''CDMA 벨트 구축''의 선봉장이다. SK텔레콤은 중국에 CDMA 네트워크망 구축과 서비스 운용 노하우를 이전해 상당 규모의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KTF와 LG텔레콤도 중국 진출을 통해 CDMA 벨트의 주요 서비스 사업자로 부상하겠다는 전략이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