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닷컴들이 우후죽순으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키워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인터넷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것.하지만 해외 진출이 그리 만만한 건 아니다. 닷컴열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0년에도 수많은 닷컴들이 해외로 달려나갔으나 성과는 커녕 번번히 고배를 마셨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국내 IT(정보기술)벤처기업들이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한데는 여러 요인이 꼽힌다. 벤처기업 해외진출및 마케팅 컨설팅 전문업체인 이레씨앤씨의 오태동 사장은 "사전에 철저한 준비없이 열정과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외시장에 뛰어드는게 대표적인 실패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마케팅 능력이나 정보수집 등에서 열악할 수밖에 없는 중소 벤처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려면 전문업체들의 컨설팅을 받는 것도 실패를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시장특성을 살펴라=막연하게 시장규모만 보고 어설프게 진출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해당분야의 경쟁관계,제품이나 기술 등 사전 시장조사가 필수적이다. 최근 닷컴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거나 희망하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은 국내와는 다른 시장구조를 갖고 있다. 일본 e비즈 컨설팅업체인 비트힐의 홍광석 사장은 "일본의 경우 시장구조의 폐쇄성,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구매패턴,전문인력 수급난 등으로 사업을 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며 "이같은 시장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진출했다가 철수한 업체가 한둘이 아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라=시장조사를 바탕으로 마케팅 유통 등 세부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전략을 짜야 한다. 대개 해외현지법인을 설립하면 연간 5억~10억원의 운영비가 소요된다. 따라서 언제부터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기술이나 핵심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장기 투자 전략도 필요하다. 다양한 검증채널을 이용하라=해외진출을 결정했다면 반드시 제3자의 점검을 거칠 필요가 있다.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진출 지역에서 수용되기 어렵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어서다. 오태동 사장은 "대부분의 벤처 경영자들은 열정이 너무 앞선 나머지 다각도로 득실을 따져보지 않고 해외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 채널을 통해 충분히 시간을 두고 해외진출 계획을 점검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