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과 강북지역이 화장품 판매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강남에서는 유행을 반영하는 색조화장품이 잘 팔리는데 비해 강북에선 피부관리를 위한 기초화장품이 훨씬 더 잘나가는 ''남색북본(南色北本)''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 화장품 메이커들이 남색북본을 마케팅의 중요 지침중 하나로 손꼽을 정도로 강남·북간 편차는 확연하다. 라이선스 브랜드인 에스까다 코스메틱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동안 한달 평균 매출은 약 20억원이며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강남·북의 비중은 55대 45 정도로 강남지역이 앞섰다. 하지만 에스까다의 ''컨센트레이티드 퓨어 레티놀 캡슐''''토탈 아이케어''같은 기능성 피부관리 제품은 강남보다 강북에서 훨씬 더 많이 팔렸다. ''토탈 아이케어''의 경우 강북에선 1억3천3백만원어치가 나갔지만 강남에서는 절반도 안되는 6천만원어치가 팔리는데 그쳤다. ''레티놀 캡슐''도 강북이 7천2백만원으로 강남(4천8백만원)을 크게 앞섰다. ''하이드레이팅 세트''도 1억8천만원 대 2억5천만원으로 나타나 기초 제품 판매에서만큼은 강북지역이 압도적인 우위를 나타냈다. 강남지역 여성들은 에스까다의 ''리얼컬링 마스카라''''아로마틱 파우더 볼''''오뜨 피니쉬 케익''등 투명화장용 메이크업 제품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장을 마친후 얼굴에 생기를 주는 ''오뜨 피니쉬 케익''의 경우 강남에서 4억5천만원어치가 팔린 반면 강북지역 판매는 3억1천5백만원으로 70%에 그쳤다. 에스까다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정 매니저는 "변화에 민감하고 유행정보가 빠른 강남권 소비자들은 색조나 튀는 제품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남색북본''은 방문판매 쪽에서도 확인된다. 전반적으로 강북에 비해 강남지역의 소비가 크지만 방문판매의 경우엔 강북이 더 큰 시장이다. 방문판매가 기초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문판매에서 약 1천1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한불화장품을 예로 보면 강남 대 강북의 매출 비중은 45 대 55 정도로 강북이 더 높았다. 4·4분기 강북지역의 방판매출은 63억원,강남매출은 54억원으로 강북에서의 기초제품 선호 경향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강남과 강북의 소비패턴이 감성과 이성으로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압구정동 청담동 등 패션 1번지가 모여 있는 강남에서 패션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감성적인 소비경향이 강하며 강북에서는 ''바탕''에 투자하는 이성적인 구매가 앞선다는 설명이다. 한불화장품 마케팅팀의 정해영 대리는 "강남에서도 강남역,압구정·청담,도곡·대치 등의 상권에 따라 선호하는 제품이 달라 앞으로 지역별 마케팅 전략 수립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시장에서도 지역별 구매성향 차이를 바탕으로 접근을 달리 하는 ''지역 마케팅(Area Marketing)''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