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증권(대표 김용규)은 최근 상승장의 최대 수혜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자체 운용하는 유가증권 가운데 주식 비중이 90%에 달해 평가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12월(회계연도상 3·4분기) 3개월간 경상이익만 7백36억원에 달했다.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된 상승장세에서 주가가 2배 반 가까이 올랐다. 지난 15일 현재 주가는 1만2천원으로 지난해 9월 말 종가(4천9백50원)에 비해 1백42%나 뛰었다. 같은 기간 중 증권업종 평균 상승률(71%)의 2배다. 이같은 주가 상승세의 배경은 뭐니뭐니해도 괄목한 만한 실적개선이다. 지난 사업연도(2000년 4월∼2001년 3월) 6백56억원에 달했던 적자가 올해는 흑자로 전환된 데다 당기순이익 규모가 무려 1천6백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동원증권은 지난해 4∼12월까지 4천1백50억원의 매출에 1천40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호전은 탄력적인 유가증권 운용에 힘 입은 바 크다. 채권의 경우 금리가 최근 바닥을 치고 올라갈 조짐을 보이자 비중을 축소,지난해 3월 6백33억원이던 채권 규모를 2백80억원선으로 줄였다. 대신 주식 비중을 확대,보유중인 하나은행 주식 4백29만주에서만 3백69억원의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주가 상승요인으로 무차입 경영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5일 현재 차입금이 1천2백억원선인데 비해 1천4백35억원의 은행예금 등 현금 자산이 2천억원을 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보다 현금이 3백50억원 가량 늘어나 16일 현재 현금자산이 차입금보다 8백10억원 많은 상태"라고 밝혔다. 동원증권 주가는 아직도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한투신증권 배정현 애널리스트는 "오는 3월까지의 추정실적을 감안한 동원증권의 PBR(주당순자산비율)는 0.95배 수준으로 업계 평균(1.5배)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