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종말''의 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16일 "향후 세계질서는 정치.군사적으로는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가 공고화될 전망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이미 미국 유럽 중국 3자가 주도하는 다극체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초청으로 ''9.11 테러사태 이후의 세계질서:문명의 충돌인가?''라는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70∼80년대 경제모델로 각광을 받던 일본 경제가 현재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경제 발전을 위한 신축성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약. -9.11 테러사태를 세계화에 대한 반발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그 뿌리를 서구에 두고는 있지만 자유시장경제의 보편성은 전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비록 저항이 있기는 하지만 세계화가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테러사태가 준 교훈은. "아무리 최첨단 기술이 발전했더라도 일부 테러집단에 의해 국가안보가 매우 취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됐다. 근대화란 기술과 자본주의의 발전을 전제로 한다. 근대화를 이룬 국가들은 자유민주주의를 그 체제로 받아들였다. 자유민주주의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이슬람 세계도 결국에는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일 것이다" -세계가 문화 통합을 이룰 것이란 주장인가. "세계는 통합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6천달러를 달성해야 이룰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기술과 경제의 동질화가 이루어지는 근대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다음 단계는 정치 통합이다. 문화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문화 상호간 차이가 좁혀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부유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통문화를 포기하고 서구 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나. "아시아 금융위기는 아시아의 경제 관행이 원인이었다. 여러가지 경제 제도가 금융위기를 거친 뒤 변했다. 서구와 아시아의 경제제도가 비슷해지고 있다. 근대화 통합은 경제분야에서 더욱 뚜렷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문화적 다양성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