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론사에 대한 부실회계 감사로 아더 앤더슨 그룹의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그 파장이 국내에까지 미칠 조짐이다. 자산관리공사 등 일부 국내기관들은 앤더슨 그룹을 통해 추진하던 자산회수 및 매각 계약 등을 유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앤더슨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안진회계법인과 한국지사인 아더앤더슨코리아 등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1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앤더슨 계열의 유한회사인 아더앤더슨 GCF와 대우그룹 해외채권 회수를 위한 위임계약을 추진 중인 자산관리공사는 엔론사태의 확대 여부에 따라 계약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공사측은 아더앤더슨에 해외채권 회수 업무를 맡기는 것은 이 회사가 세계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기 때문인데 이번 사태로 해외 네트워크가 붕괴될 경우 계약 여부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는 대우그룹의 전 세계 21개국 51개법인이 갖고 있는 26억8천만달러어치 채권회수 위임계약을 아더앤더슨과 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건 등을 협의하는 중이었다. 만일 계약체결이 무산된다면 자산관리공사의 해외채권 회수업무는 일정기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우자동차 버스사업 부문 매각작업을 아더앤더슨에 맡긴 산업은행측도 이번 사태가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더앤더슨 그룹이 관여하고 있는 국제 거래는 이외에도 하이닉스 매각, 부실 손보사 매각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이와 관련, 앤더슨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문의에 대비해 입장표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