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후임인선이 늦어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홍근(吳弘根)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오후 5시께만 해도 "오늘 늦게 검찰총장내정자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으나 오후 6시께 다시 기자실을 찾아 검찰총장 내정자 발표시점이 17일 오전으로 늦춰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저녁에 인사가 날 것으로 내다봤으나 내일 오전으로 넘어가게 됐다"면서 "그 이유는 검증절차가 덜 끝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대변인은 "특정인을 후임자로 거론하면 오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3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처럼 후임 검찰총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검찰에 대한 신뢰가 그 어느 때 보다도 떨어진 상황인 점을 감안, 이번 만큼은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쳐 새 검찰총장을 임명하겠다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관돼 있는 검찰인사 관련 ''존안자료''를 꼼꼼히 검토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후임 검찰총장 인선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대통령은 참모진들이 추천한 이명재(李明載.사시 11회.경북 영주) 전서울고검장, 김경한(金慶漢.사시 11회.경북 안동) 서울고검장, 김각영(金珏泳) 대검차장(사시 12회, 충남 보령)과 ''제3의 후보'' 가운데 누구를 낙점할지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김 대통령은 ''탕평인사''를 예고해 놓은 만큼 출신지역과 함께 검찰개혁을 선도할 수 있는 추진력을 주요 인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대통령이 출신지역을 이번 검찰총장 인선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명재 전 서울고검장, 김경한 서울고검장, 김각영대검차장 등이 모두 ''비호남''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초 검찰 일각에선 김승규(金昇圭.사시 12회.전남 광양) 법무차관도 거론됐으나 애초부터 김 대통령은 ''호남 배제'' 원칙을 세워놓아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새 검찰총장에게 검찰내부의 인사개혁을 주문해 놓은 만큼 강한 업무추진력을 지닌 개혁성향의 인물을 낙점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최고의 수사검사''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신망이 높은 이명재 전 서울고검장이 검찰개혁을 선도할 적임자로 꼽히고 있으나 본인이 고사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