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조정 양상을 지속하자 투신권이 대규모 ''사자''에 나섰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들도 종합주가지수 700 밑에서는 적극적인 매수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조정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수 급락은 저지될 전망이다. 17일 거래소시장에서 투신 증권 은행 등 기관투자가는 2천48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중 80.5%(1천6백49억원)가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순매수였다. 그러나 선물과 연계되지 않은 비차익 순매수 규모가 8백85억원에 이르는 등 지수 700 언저리에서 재매수에 들어가는 투신권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비차익 매수는 보통 펀드의 주식편입 비율을 높이거나 신규 펀드가 설정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이날 8백85억원의 비차익 순매수 규모는 올 들어 가장 큰 금액이다. 대한투자신탁증권 한정희 연구원은 "연초 단기 급등에 따른 환매가 늘면서 투신사들이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8일 연속 9천5백억원어치 가량을 순매도했다"며 "그러나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환매가 진정돼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상승세로 방향을 바꿨고 지수 하락 과정에서 주식편입 비율도 낮아졌기 때문에 지수 700 근처에서 편입 비율을 높여가는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환매에 시달리며 연초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10일부터 상승세로 반전됐다. 15일 현재 투신사와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6조9천1백37억원으로 7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라 자금 투입 시기를 놓쳤던 연기금 보험사 등도 자금 집행을 시작하고 있다. 교원공제회 사학연금 등은 이미 수백억원씩 주식형 수익증권에 자금을 넣었거나 투자자문사들과 위탁자문 계약을 맺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예상외로 강하고 개인은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1조4천5백억원어치 가량을 순매수해 추가 매수 여력이 소진된 상태"라며 "단기적으로 수급이 악화돼 2월 초까지 조정기간 연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수 700 밑에서 자금을 집행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연기금 보험사 등이 많아 지수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