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문기자의 '세계경제 리뷰'] G7+2...'파워 中國'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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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글로벌 파워가 무섭다.
단순히 경제가 급성장하고 시장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더 의미심장한 곳에서 중국의 또 다른 파워가 작열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의 세계 3대 열강의 전용무대인 국제외환시장이 그곳이다.
지난 15일 도쿄 외환시장.
개장초 달러당 1백31엔 초반에 머물러 있던 엔화가치가 1백31.5엔선을 지나 1백32엔 근처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베이징으로부터 중국 중앙은행총재의 발언이 전해졌다.
''일본정부는 엔저정책을 버리고 엔화 안정대책을 세워라''
시장은 움찔했고 엔화는 오름세로 급반전됐다.
그날 엔화 종가는 1백31.18엔.
전날보다 1엔이나 올랐다.
중국의 외환시장 파워는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미약함으로 더욱 돋보인다.
일주일 전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엔저를 우려하면서 환율전쟁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엔화는 그러나 꿈쩍도 안했다.
그저께인 17일 이번엔 한국에서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재차 엔약세의 부작용을 강조했다.
도쿄시장의 엔화가치는 달러당 1백32.09엔.발언 전의 1백32.05엔선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국제외환시장은 중국 외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엔저 경고에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중국의 힘은 유로화에서도 실감된다.
며칠 전 중국정부는 외환보유액의 유로화 구성비중을 2배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런던외환시장의 유로가치는 유로당 0.88달러선에서 0.89달러대로 올라갔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약 2천2백억달러로 한국의 2배쯤 된다.
이중 유로화 비중은 15%, 달러화 비중은 60% 가량이다.
세기가 바뀌면서 중국의 파워는 하루하루가 새롭다.
작년에는 국내총생산(GDP) 면에서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6위로 올라섰다.
국제정치.군사력에서는 미국과 대등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만하면 ''G7+1(선진 7개국+러시아)''의 세계열강 구조는 ''G7+2''로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물론 ''2''중 하나는 중국이어야 한다.
아니 어쩌면 중국이 ''2''가 아닌 ''G7''에 들어가는게 더 옳을 수도 있겠다.
< leehoo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