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빗자루처럼 긴 롱퍼터가 유행했고 작년엔 크리스 디마르코를 필두로 한 ''집게발'' 그립이 관심을 끌었다. 앞으로는 어떤 퍼트(퍼터)가 유행할 것인가. 미국 골프매거진은 최근호에서 ''벨리(belly) 퍼터''가 골퍼들에게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벨리퍼터는 그립 끝을 복부에 댄 채 스트로크를 하는 퍼터. 그래서 그 길이가 보통퍼터(33∼36인치)보다는 길고, 롱퍼터(48∼54인치)보다는 짧은 38∼46인치다. 퍼트 동작을 취하려고 허리를 구부렸을 때 그립 끝이 배꼽에 닿을락말락한 길이다. 프로들 가운데 벨리퍼터를 쓰는 사람은 현재 비제이 싱, 프레드 커플스, 폴 에이징거가 대표적이나 올해는 그 수가 더 늘어날 듯하다. 싱은 2000년 말부터 이 퍼터를 썼다. 싱은 홀당 퍼트수가 2000년엔 1.779회로 99위였으나 지난해엔 이 부문 4위(1.723회)로 뛰어올랐다. 커플스도 지난해 USPGA 챔피언십 때 싱이 이 퍼터를 쓰는 것을 본 뒤 따라했는데 연말의 윌리엄스챌린지에서 시즌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했다. 벨리퍼터는 사용법도 간단하고 볼의 방향성도 좋게 한다고 한다. 허리를 구부린 뒤 그립 끝을 배에 고정시키기만 하면 된다. 그밖에 그립이나 스윙은 보통퍼터를 사용할 때와 똑같다. 그립의 한 끝이 몸에 닿아있기 때문에 퍼터 경로와 퍼터페이스를 스퀘어로 유지해 주는 ''시계추 스트로크''를 잘 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짧은 거리에서도 볼을 똑바로 보내지 못하는 골퍼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46인치짜리를 사용 중인 싱은 "보통퍼터를 쓸 때와 똑같이 그립하고 어드레스하면 된다"며 "스트로크 때 퍼터를 잘 릴리스할 수 있어서 당기거나 밀 염려가 없다"고 말한다. 이 퍼터가 인기를 끌 조짐을 보이자 기존의 핑, 타이틀리스트, STX 외에 다른 메이커들도 벨리퍼터를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