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천만명에 이르는 톈진(天津)시에 에이즈 환자들이 에이즈균에 감염한 혈액이 든 주사기로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찌른다는 소문들이 시내 전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공안당국이 비상 경계에 돌입했다고 공안 소식통들이 18일 밤 밝혔다. 수도 베이징(北京)과 불과 1시간 남짓한 거리인 톈진시 공안당국은 사회 불안정을 조성하려는 이 대형 사건을 가장 중대한 ''1호 사건''으로 규정하고 톈진시 각 구, 공안분국, 각급 학교, 기업체 등에 ''긴급 통지'' 등을 하달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않도록 경고했다. 중앙 정부도 이 대형 악성 사건이 사회 안정을 뒤흔든다고 판단하고 사태를 신속히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톈진 시내 최고 번화가 빈장다오(濱江道)를 비롯해 시내 전역에는 주사기 범인을 체포하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안 요원이 밤낮없이 대거 깔렸다. 또거리, 슈퍼마켓, 대형 할인매장, 버스, 식당 등은 비다시피 하고 있고, 각급 학교에서는 결석자들이 속출하고 톈진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미치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밝혔다. 공안 소식통들은 주사기 사건 범인들이 최소한 10여명으로 20일 가까운 수사 끝에 17일까지 이 가운데 8명을 체포했고 이들이 사회 불안 조성을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으나 구체적 진상을 밝히지 않고 극심한 보도 통제를 가하고 있다. 범인들은 마을 주민 80%가 에이즈에 감염한 것으로 알려진 허난(河南)성 상차이(上蔡)현 에이즈마을 사람들이라는 설과, 중국이 사교라고 주장해온 기공 단체 관계자들이라는 설, 사회 불만 세력이라는 설 등이 있으나 어떤 경우이든 중국 사회의불안정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톈진시의 민심은 현재 이 사건으로 아주 흉흉하며 불안한 상태라고 현지 주민들은 밝혔다. 공안 당국은 범인들의 신분에 대해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으며 피해자들에 대해 신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에이즈균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68명 또는 80명이 에이즈균 주사기로 찔렸다는 설, 한국 학생도 포함됐다는 설 등이 있다. 그러나 공안 당국은 피해 상황을 안 밝히고 한국 학생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번화가인 빈장다오의 대형 할인매장 부근에서 에이즈균이 든 주사기에 찔린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공안 소식통은 1월초만 해도 1일부터 8일 사이 여러 차례 주사기로 찌르는 사건들이 잇따라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달 들어 시작됐다는 설과 지난달 또는 11월부터 개시됐다는 설이 있다. 각급 학교에 하달된 ''긴급 통지''는 ▲학생과 교사들이 사람이 많고 밀집한 공공장소에 되도록 가지 말고 ▲학교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교내 활동도 철저히 경비하고 ▲학교내 외부인사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학교가 고용 중인 외지인들을 모두돌려보내라는 등 4개항을 요구하고 있다. 톈진시에는 한국인이 주재원과 유학생 1만5천명과 유동인구 5천명 등 약 2만명 정도 거주한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상민 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