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부총재가 정계에 공식 입문한 것은 97년 대통령선거 때였다. 박 부총재는 74년 모친인 육영수 여사가 피격된 이후 5년간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대행했으나 그 때는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지난 79년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은둔생활을 했던 박 부총재는 대선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97년 12월 10일 이회창 후보의 지지를 공개 선언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IMF 외환위기가 경제성장의 신화를 만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고, 이런 시류에 편승한 정치권은 영입대상 1호로 박 부총재를 지목한 결과였다. 그는 충북 청주 유세전에 나가 지원연설을 하는 등 이회창 후보가 막판 추격전에 불을 붙이는 데 일조했다. 그는 이듬해인 98년 4월 대구달성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중앙정계에 확실한 기반을 마련했다. 같은해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에서는 "박근혜가 왔다가면 이긴다"는 신화를 만들기도 했다. 이어 98년 11월 초선으로서 한나라당 부총재 자리에 올라 자신의 정치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지난 4.13 총선에서 또다시 압승한 그는 이제 이회창 총재를 견제할 수 있는 당내 유일세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