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두 남녀의 사랑이 얼마나 깊어가는가를 확인하는 방법의 하나. 상대방에 관한 ''숫자''를 꿰뚫고 있는 정도에 따라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남녀는 처음 만난 날부터 상대방의 생일,가족과 친구,좋아하는 것 등 서로에 관한 모든 걸 닥치는 대로 숫자로 기록해 둔다. 그러면서 사랑은 영글어간다. 한참 뒤에도 그런 숫자를 외우고 있으면 사랑의 결실을 거두는 확률이 높아진다. 주식투자도 이런 면에서는 첫사랑과 흡사하다. 처음 투자할 때는 첫사랑처럼 가슴이 떨리지만 온갖 정보를 숫자로 꿰차려는 노력도 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초심(初心)을 버리는 투자자가 늘어난다. ''개미군단''의 원죄도 거기에 있는지 모른다. 요즘 눈밝은 투자자들이 ''실적 주가''를 검증하고 있다. 셈이 끝나면 움직일 것인가.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