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리베이트와의 전쟁''에 나섰다. 보험계약 과정에서 각사의 모집인과 계약자 사이에 ''제살깎기''식 리베이트 거래가 확산돼 기업의 이익기반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물론 업계 전반의 이미지까지 실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화재는 지난 18일 대전 유성연수원에서 ''윤리경영 선포식''을 개최, 리베이트를 비롯한 불공정 영업관행을 불식키로 했고 동부화재는 최근 모집질서 확립 특별대책추진 태스크 포스를 구성했다. 쌍용화재는 22일 전국 지점장회의를 소집, 모집질서 확립을 결의할 예정이다. LG화재 구자훈 사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일체의 리베이트 제공에 대해 관리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방침을 시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리베이트 근절될까 =손해보험사들은 잇단 자정 결의대회에 이어 각론 차원의 ''근절 전쟁''에 돌입했다. 먼저 작년 8월 자동차보험료가 자유화된 후 횡행해온 매집 대리점과의 협상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전국의 3백42개(9월말 기준) 총괄 법인대리점중 상당수는 보험계약을 매집, 높은 수수료를 주는 보험사와 계약을 맺어 왔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경쟁이 붙어 통상 수수료(보험료의 22%)보다 최고 7∼8%포인트 가량 높은 특별 수수료를 지급한 보험사가 적지 않았다. 이같은 특별 수수료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손보사의 해당 지점이나 영업소는 편법으로 은밀하게 사업비를 조성하는 등 부작용의 악순환이 꼬리를 물었다. 손보사들은 이번 기회에 자동차보험 등의 요율 할인을 통해 개인 고객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던 관행도 바로잡는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유처리 △영업조직에 대한 부당 지원 △업무제휴를 통한 리베이트 제공 등 각종 편법·탈법적인 영업관행을 시정,업체들간 ''상생(相生)''을 위한 공정 경쟁풍토를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 사업비 관리가 관건 =작년 4∼11월까지 실제 사업비를 예정사업비보다 많이 쓴 것으로 지적받은 중소형 손보사들은 사업비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사업비를 많이 쓸 경우 자칫 리베이트를 제공,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사업비에는 판매비뿐 아니라 인건비 일반 관리비 등이 포함돼 있다. 중소형사들은 전체 원수보험료 대비 13∼14% 가량을 인건비와 일반관리비로 지출하는데 반해 대형사들은 이 비중이 10%에 불과하다. 수수료 지급 등 판매비를 과당 지출하지 않아도 중소형사들의 예정 대비 실제 사업비 지출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신동아 쌍용화재 등 중소형 손보사들은 사업비 관리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2002년 회계연도부터 예정대비 실제사업비 지출비율을 1백% 이내로 낮추기로 했다. 당장은 대형사들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지만 편법 동원에 대한 오해를 씻고 ''공정 경쟁''을 통해 치열한 경쟁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얘기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