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환율 변동의 예상이 쉽지 않은 장세다. 상승을 향한 기운이 도처에 뻗쳐 있으나 1,320원대에 포진한 매물벽이 손쉬운 상승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밤새 달러/엔 환율의 위치에 따른 개장가 형성이후 장중 순간적인 수급 상황의 변동이 잦은 탓에 방향성이나 추세를 잡기가 어렵다. 이같은 장세는 이번 주에도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1. 21∼1. 25) 환율은 달러/엔 환율과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동향이 여전히 주요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박스권 범위에서의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향탐색 과정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셈. 특히 지난주 올 들어 처음으로 1,320원대에서 마감된 기운이 주초 이어져 1월 2일 장중 기록한 전고점(1,324원)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엔 환율이 두 번이나 꺾인 133.20엔대에서의 추가 상승과 아흐레째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 주식순매도 행진의 지속성 여부가 관심사다. 네고물량 등 물량 공급이 1,320원대에서는 만만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상승을 제어할 수 있는 구실이 되고 있다. 현투증권의 AIG컨소시엄 매각결렬에 이어 GM-대우차 매각 협상에 대한 우려감이 경기회복 기대감을 짓누르는 형국이나 시장에 큰 영향은 주지 않고 있다. 지난 주 환율은 저점을 꾸준히 높여가는 흐름을 보이며 올들어 처음으로 1,320원대로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1,323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1,320.50원에 한 주를 마감한 것.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감행되고 달러/엔이 131엔대의 조정을 뒤로하고 133엔을 시도한데 따른 결과. 100엔당 1,000원 수준을 회복하기도 했던 엔/원 환율은 주 후반 993원선까지 미끄러졌다. ◆ 전 고점 상향돌파 시도할 듯 = 한경닷컴이 은행권 외환딜러 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상 환율의 저점은 단순평균으로 1,311.28원, 고점은 1,326.5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장중 저점인 1,309.70원이나 고점인 1,323원에서 소폭 상향 조정된 수치. 위쪽으로는 13명의 딜러가 1,325∼1,327원을 고점으로, 뒤를 이어 5명이 1,330원을 상승의 한계로 전망했다. 아래쪽으로는 1,310∼1,313원을 저점으로 본다는 견해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5명의 딜러가 1,315원, 1명은 1,305원까지 내려설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1,310원대에서 하방경직성을 지닐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박스권에서의 흐름을 염두에 두고 순간적인 수급상황의 변동에 따라 뒤를 좇는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다. ◆ 달러/엔 상승기조 여전 = 지난주 1,320원대에서 마감했다는 점이 추가 상승을 예측케 하고 있다. 달러/엔의 133엔대 진입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상승 기조가 살아있다는 점,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으나 심리적으로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달러/엔의 상승을 믿고 달러매수(롱)플레이에 나서는 세력도 상당하고 역외세력은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하면서 단가관리를 통해 저점을 높이는 분위기다. 다만 달러/엔의 상승 추진속도가 주변국이나 미국 제조업체의 불만 등으로 이전같지 않아 전고점을 뚫지 못하면 1,320원대에서 매도 욕구가 상당히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국인 순매도분의 역송금수요가 시장에 전량 나오지 않아 숫자만큼의 영향력은 보이지 않으며 순매도가 주춤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월말을 앞둔 업체의 외화예금 처분이나 네고물량 출회 규모가 급등을 막을 것으로 예측돼 환율 급등가능성은 일단 낮아 보인다. 점진적인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상황. 달러/엔의 상승속도에 달러/원이 미치지 못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 엔/원은 추가로 낮춰질 가능성도 크다. 100엔당 980원대의 재진입을 예상할 수 있으나 외환당국이나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감이 강해질 것으로 보여 달러/원의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