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포트폴리오 재구성중"..이찬근 골드만삭스증권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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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여 동안 한국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를 지켜본 이찬근 골드만삭스증권 한국대표(45)는 이처럼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수년 전만 해도 한국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에서 취급됐었다"며 "하지만 이젠 아시아의 메이저 시장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와 관련,그는 "한국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이 바뀐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포트폴리오 재구성 차원에서 모멘텀이 약해진 종목은 팔아서 이익을 실현하고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종목은 계속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가 바뀐 것을 어떻게 실증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이 대표는 지난해말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회사와 조흥은행 주식을 담보로 한 오페라본드(선택형 교환사채) 발행을 위해 가졌던 해외 투자설명회의 결과를 예로 들었다.
"그 당시 예정액인 5억달러의 14배가 넘는 70억달러어치의 인수계약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한국의 신용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한국채권은 국제시장에서 A급에 준하는 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증시가 MSCI 선진시장에 편입될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긍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아시아에서 한국을 능가할만한 시장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MSCI 선진시장에 들어가면 글로벌펀드의 자금이 새로 들어오는 대신 지역 펀드에서 상당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는 단기적인 시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자 기반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한국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상승국면으로 가기 위해서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길어도 한달 이상 조정이 이어질 것 같지 않으며 저점은 680∼700선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증시 전망에 대해 그는 "올해 1·4분기중 800선,세계적으로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시작될 3·4분기초에 900선을 시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4·4분기에 들어서면 이러한 기세가 다소 꺾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을 토대로 골드만삭스는 당분간 수익호전이 돋보이는 금융주와 회복 모멘텀을 갖고 있는 IT 하드웨어주,실적이 뒷받침되는 소비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