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수료생을 받아줄 곳이 없나요'' 한때 위세가 하늘을 찌를듯 했던 사법연수생의 주가가 추락중이다. 22일 수료식을 앞둔 제31기 사법연수생들이 좁아진 판.검사 임용문과 로펌의 채용 감소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21일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2백∼2백10여명이 판·검사로 임용되는 31기생의 임용성적 하한선은 전체 7백12명중 3백40등선으로 지난해 3백90등선보다 약 50등 높아졌다. 이처럼 판.검사 임용 문턱이 높아진 것은 임용대상자인 우수 연수생을 뽑는 법무법인(로펌)이 채용인원을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수생 10명을 선발했던 김&장은 올해 5명만 채용할 예정이다. 세종도 작년 11명에서 올해 6명으로, 한미와 합병한 광장도 지난해 9명에서 올해 8명으로 연수생 채용인원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입대 예정자가 지난해 1백53명에서 올해 1백36명으로 줄었고 이들의 성적 또한 작년에 비해 낮아진 점도 임용 커트라인 상승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법조계가 아닌 분야로 진출하는 연수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현재 31기 연수원생 가운데 30여명이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삼성그룹 민주노총 등의 국가기관과 민간기업 사회단체 등에 취업이 확정됐거나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곧바로 단독 개업에 나서는 연수생 수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한 개인 변호사는 "지난해에는 연수원을 나와 바로 개업한 변호사가 전국적으로 50명 정도였지만 올해는 서울·경기지역에서만 50명이 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기들과 함께 개업한 한 31기생은 "한 중소규모 로펌에서 애초 초봉 월 7백만원을 제시했다가 지원자가 몰리자 월 5백50만원으로 말이 바뀌어 황당했다"고 설명했다. 한 연수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연수원 졸업생 가운데 60여명이 진로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의 취업난은 근본적으로 늘어난 사시정원에 따른 것으로 8백∼9백여명을 뽑은 32∼33기의 사정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욱진.이상열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