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발행한 약 16조원어치의 후순위채 처리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5조원이 넘게 난 이익을 바탕으로 고금리의 후순위채를 조기상환하려 하지만 채권보유자들이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1997년이후 은행들이 발행한 후순위채는 작년 3월말 현재 15조9천8백26억원에 달하고 있다. 후순위채는 시장금리보다 최고 5%포인트나 높은 금리로 발행돼 은행들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작년 3월말 현재 16조여원의 후순위채에 대한 연간이자가 1조2천8백98억원에 이를 정도다. 이와관련, 정부는 작년 9월 후순위채를 만기전에 상환하더라도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은행에 한해 조기상환을 허용했다. 하지만 정작 후순위채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조기회수를 거부해 현재 조기상환 실적은 한 건도 없는 상황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