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한 직후인 21일 코스닥지수는 장내내 강보합세를 유지,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이나 증권사 관계자들 모두 표정이 결코 밝지는 않다. 올들어 시장 체력이 크게 떨어져 지친 기색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거래대금만 해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이날 거래대금은 1조원을 간신히 웃돌아 연중최저치로 추락하는 빈사상태를 나타냈다. 또 매수주체는 뚜렷하지 않고 주도주는 물론이고 모멘텀조차 없어 호재가 나와도 시장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는 등 급격히 활력을 잃고 있다. 여기에 각종 게이트와 주가조작사건 등까지 겹쳐 투자자들은 갈수록 등을 돌리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코스닥시장이 ''개점휴업''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무(無)·3약(弱)의 시장=지금 코스닥시장에는 매수주체,주도주,모멘텀이 없다. 3무의 시장이다. 매수세는 외국인과 기관의 시장참여가 저조해지면서 시들해졌다. 주도주 역시 사라진지 오래다. 과거 새롬기술 다음 등이 뜨면서 다른 인터넷주들이 동반상승하고 그로 인해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달궈지는 선순환은 보기 어려워졌다. 테마가 형성되고 있긴 하지만 발빠른 순환매에 머물뿐이다. 매물대를 확실하게 뚫어줄 전위부대가 없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IT(정보기술)종목이 수익모델논란 등에서 아직 확실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상승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 3무(無)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감소로 이어진다. 시장에너지도 자연히 떨어져 이른바 3약(弱)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지수가 70선을 유지하고 있던 작년 1월만해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조3천억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절반으로 뚝떨어져 1조2천억원에 머물고 있다. 거래량도 거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져 시장은 무기력증에 빠져들고 있다. ◇지수는 큰 변화없어=그런데도 지수는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따로 국밥''인 시장분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사고 팔면서 지수를 좌우하고 있다는 것.개인투자자의 체감지수와는 전혀 다른 지수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잘 잡으면 빠른 기간에 큰 수익을 냈는데 이제는 좋은 시절이 다 끝난것 같다" 21일 여의도 D증권사 객장에서 만난 한 투자자는 코스닥시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사실 시장의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90% 이상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부실종목을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한편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 외국인과 기관을 유인할 수 있어야 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