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에 "e비즈니스 인텔리전스"(e-BI)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정보화 선도기업들은 이제 e-BI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직 ERP를 도입하지 않은 후발기업들은 새로운 유혹을 받고 있다. 이왕에 투자할 바엔 곧장 e-BI시스템으로 넘어가는 편이 낫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 것. 그동안 "기업 정보화"라고 말할 때는 ERP를 최고로 쳤다. ERP를 구축하면 사내.외의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대기업이 ERP를 도입했고 이제는 중견.중소업체들도 ERP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ERP를 도입한 미국에서는 ERP만으론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ERP를 도입한 뒤에도 경영진이 과거 데이터를 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수가 많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바로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 e-BI이다. e-BI는 처리된 정보에서 의미를 추출해 의사결정권자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시해주는 시스템이다. ERP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의사결정권자와 각 부서를 책임지는 현업책임자,기획 및 정보화 담당 임원 등이 이 시스템을 사용하게 된다. e-BI시스템은 "전략경영관리"로 알려진 SEM(전략 인텔리전스)과 애널라이저(분석 인텔리전스),OI(운영 인텔리전스)등으로 구성된다. SEM은 경영진에게,애널라이저는 분석담당자에게,OI는 중간관리자에게 유용하다. 가령 생산부장이라면 OI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품질을 관리할 수 있다. 불량률이 위험수준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경고"표시가 뜨고 그 밑을 클릭하면 무엇이 문제인지 자세하게 나온다. 따라서 각 라인의 불량률을 일일이 체크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생겨 보다 전략적인 분야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흔히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과장이 하는 일이나 차장,부장,이사,상무가 하는 일이 대동소이하다는 말을 한다. 과장이 해야할 일을 부장 상무까지 들여다보고 있다면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다. e-BI를 도입하고 나면 이런 일이 없어진다. 각 직급에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고 이 정보에 의거,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각자가 직급에 맞는 업무만 e-BI를 통해 점검하고 나머지 시간은 전략을 짜는데 쓸 수 있게 된다. e-BI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SI(시스템통합)업체들은 앞다퉈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대표적 e-BI시스템으로는 "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를 꼽을 수 있다. 이 제품의 SEM은 EPB(기획.예산),BSC(균형성과관리),ABM(활동기반경영)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고 애널라이저는 FA(재무분석),SA(영업관리분석),PA(성과분석)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OI 기능은 오라클 ERP의 각 모듈에 내장되어 있다. e-BI시스템을 도입하려면 먼저 전문업체와 긴밀히 상의해야 한다. 물론 이미 ERP를 구축해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비교적 적은 투자로 e-BI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한국오라클 경영솔루션팀의 김철 팀장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아직 ERP를 깔지 않은 기업도 이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