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주식시장 강세로 크게 상승했다. 은행의 하반월 지준일을 맞아 거래는 많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날 발표되는 미국의 경기 선행지수 호전 전망 등으로 매도우위 장세가 이뤄졌다. 10년 만기 국고채에 이어 1년 6개월물 통안채 금리도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자 그동안 금리 하락세를 이끌었던 수급 호전에 따른 기대감도 많이 약해졌다. 지난 며칠간 3년물 금리가 추가 하락을 꾸준히 시도했지만 5.9%대 바닥이 견고한 것만 확인되자 실망 매물도 출회되는 모습이었다. 22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9%포인트 오른 6.05%를 기록했다. 6.00%로 갭업 출발한 후 선물 하락폭 확대에 영향을 받아 상승폭을 키웠다. 5년 만기 국고채권 2002-2호는 6.83%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AA- 등급 및 BBB- 등급은 전날보다 각각 0.08%포인트, 0.07%포인트 오른 7.03%, 11.19%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은 상승 하루만에 하락 전환했다. 3월물은 7만5,853계약 거래되며 전날보다 0.42포인트 내린 103.08로 마쳤다. 장중 103.03까지 하락했다가 저평가 폭이 100을 넘어선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돼 소폭 등락을 거듭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177계약, 1,825계약을 순매도한 반면 투신과 은행은 각각 1,881계약, 4,769계약 매수우위를 보였다. ◆ 국내외 경제지표 호조, 월말 자금사정 악화 전망 = 이날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 경기 선행지수가 발표된다. 지수가 호조세를 이어가 미국 채권 금리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오는 29일과 31일에는 산업활동동향과 소비자물과 동향이 발표된다. 최근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무척 불안해 금리가 이를 선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수급 동향도 알려진 것만큼 좋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금성원 애널리스트는 "월말로 갈수록 MMF 등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경향이 있다"며 "연초 이후 자금 환류 경향이 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말까지 금융권은 세수 납부 등을 위해 약 7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채권입찰은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전날 10년 만기 국고채권이 지난 주말의 7년 만기 종가 7.04%보다 훨씬 높은 7.12%에 낙찰됐고, 5.60∼5.65%에서 금리가 형성되던 통안채 1년 6개월물도 이날 5.80%로 오른 채 낙찰됐다. 통안채 금리가 높게 낙찰된 데 대해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 상승을 용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물론 아직까지는 금리 운용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LG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최근 단기자금이 풍부해 콜금리가 목표금리 4.0%보다 낮은 3.9% 수준에 거래됐다"며 "목표 금리도 못 맞출 정도로 단기 자금을 넘치자 한국은행에서 이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날 낙찰된 통안채가 다음날 어떻게 거래되느냐에 따라 다시 전체 금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오늘 낙찰된 통안채 금리가 하락한다면 채권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상승한다면 매도우위 장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