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진 < 넥스타커뮤니케이션 대표 > 브랜드가 기업의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일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어느 기업에서나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일의 중요성은 알지만 과학적인 관리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브랜드 가치를 판단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브랜드 가치라는 것이 무형의 자산이어서 재무회계적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의 일반 재무현황에 대해서는 재무제표나 주식 등 자료를 기반으로 측정할 수 있지만 브랜드에 대해서는 이런 식의 표도 만들기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기준은 있다. 브랜드 자산의 평가와 관리 작업에 있어 가장 우선해야 할 대상은 소비자라는 점이다. 브랜드의 가치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기업인, 마케팅 전문가, 학자 등 그 어느 전문인 집단보다 우선시해야 할 것이 이들 소비자다. 전문가적 입장에서 아무리 뛰어난 브랜드라 해도 소비자가 외면하면 설 자리가 없어진다. 이 점은 브랜드 스톡이 브랜드 주가를 정하고 평가하는 데도 마찬가지다. 브랜드 스톡 회원들이 브랜드 주가를 정하는 기본은 개개인이 여러 매체를 통해 경험하고 느낀 해당 브랜드의 가치다. 따라서 너무도 원론적인 얘기지만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려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는 심리적인 만족과 안정을 얻기도 하고 자신을 표현하기도 한다.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세련되고 멋지고 유쾌하다고 생각하면 그 브랜드를 즐겨 먹고 입고 쓰게 되고 다른 제품을 제치고라도 그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를 중국에서 ''可口可樂'', 펩시콜라는 ''百事可樂''으로 표현한 것은 현지화의 좋은 사례인 동시에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해 만족도를 극대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또 브랜드의 가치는 매출을 비롯한 기업의 일반 가치에 비해 수성(守城)과 회복이 훨씬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매출이 떨어질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판매량을 올리면 비교적 수월하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면 여간해서는 회복하기 어렵다. 브랜드는 수치가 아니라 소비자의 뇌리속에 자리잡은 가치이기 때문이다. 의류 등의 경우 한번 ''한물간 옷''이라는 인식을 주면 아무리 리뉴얼을 한다해도 브랜드 가치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 좋은 예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및 세계 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한다. 또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등 곳곳에서 회복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월드컵 대회도 국내 경기회복에 호재가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국내기업들은 다시 한번 브랜드 관리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기업 경영의 핵심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는 것, 또 브랜드는 소비자에게서 형성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런 기준을 염두에 두고 기업 경영의 기본부터 재정비해야 할 때다.